가점제 첫날, 청약자들 '가점계산' 고역

김정태 정진우 기자 | 2007.09.17 14:34

'계산 실수시 자격박탈' 조건에 통장사용 꺼리는 모습도

청약가점제가 첫 시행된 17일 오전 인천논현지구 힐스테이트 모델하우스현장.

인천 연수구 옥련동에 사는 이모씨(53세, 여)는 가점제 상담을 끝내고 나오면서 청약을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모습이다.

이씨는 "무주택자 1순위에 해당되긴 하지만 십 수년 전 지방에 갖고 있던 집을 정확히 언제 처분했는지 기억이 안난다. 가점계산이 1점이라도 틀리면 당첨무효에다 청약기회도 없어진다고 하니 선뜻 청약접수하기가 겁난다"며 난감해 하는 표정을 지었다.

청약가점제 첫 적용에 따른 큰 혼란은 없지만 이씨의 경우처럼 점수계산 때문에 불편을 겪는 청약신청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논현 힐스테이트'와 함께 청약가점제가 첫 적용되는 양주 고읍지구 신도브래뉴 모델하우스 현장에는 오후 1시 현재 각각 500여명, 300여명이 청약관련 상담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가점계산과 관련된 문의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논현 힐스테이트 김진현 분양소장은 "청약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이 무주택산정기간에 대한 것"이라며 "무주택산정기준이 30세 이후부터 적용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분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들 지역과 인접한 은행에는 일부 지점을 제외하고는 한산한 편. 국민은행 인천 남동구 만수동 지점관계자는 "12시까지 30여분이 창구 접수를 끝내고 돌아갔다"며 "가점계산 방법을 인터넷을 통해 안내를 하고 있지만 무주택기간과 부양가족수 등을 창구직원이 파악해 기입하기에는 어렵기 때문에 신청자들의 선택에 맡겨 접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은행에서는 아예 인터넷 청약접수로 유도하고 있어 청약자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의정부에 사는 김모씨(40대 중반, 남)는 "가점제에 대해 설명도 듣고 자료도 봤지만 막상 인터넷으로 청약하려니 어렵다"며 "은행에 직접 갔더니 창구보다 인터넷으로 접수하기를 권유하고 있어서 인터넷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에게는 고역"이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고읍 신도브래뉴는 이 때문에 아예 인근 은행 지점에 분양상담 직원들을 파견해 청약안내를 돕고 있다. 청약신청 과정상 여러가지 불편함으로 인해 청약통장 사용을 꺼려하는 분위기도 있기 때문이다.

고읍 신도브래뉴 송인섭 분양소장은 "한번 잘못 기입할 경우 당첨되더라도 부적격자처리는 물론 청약자격이 5~10년간 주어지지 않는 불이익에 대해 청약희망자들이 민감해 하는 것 같다"며 "분양몰이를 해야 하는 담당자로서는 적지 않은 애로를 느낀다"고 토로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