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산단에서 돈 자랑 하지 말라"

여수=강기택기자 기자, 사진=임성균 기자 | 2007.09.19 09:32

[기업도시, 富의도시]-<11> '산업과 자연의 공생' 여수

여수 국가산업단지의 야경. 수산업이 퇴조한 여수지역의 경제를 떠받치는 기둥이 되고 있다.


"순천에서 인물 자랑, 벌교에서 주먹 자랑, 여수에서 돈 자랑 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요즘에서는 산단에서 돈 자랑 하지 말라고 한다. 산단 빼면 여수는 없다" 여수에서 만난 택시기사 박순일(43세)씨의 말이다.

그는 또 "여수 사람들은 산단 사람들을 부러워하기도 하고 시샘하기도 한다"며 이 곳 사람들의 '산단 사람들'에 대한 이중적인 정서를 알려줬다. 한 다리만 건너면 친척이고 친구인 여수에서 이 같은 감정은 '위화감'과는 또 다른 어떤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여수는 1998년 여수시, 여천시, 여천군 등 이른바 '3여'가 통합돼 만들어진 도시다. 이 도시의 중심은 현재 옛 여수시에서 옛 여천으로 넘어왔다. 수산업이 주력이었던 옛 여수시가 어획고 감소 등으로 침체되면서 석유화학공업단지가 있던 여천이 부각된 것.

여수시청을 비롯한 주요 기관도 주로 옛 여천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여수지역에서 최초로 엘리베이터가 설치 돼 학생들의 견학코스가 되기도 했던 여수상공회의소 정도만이 아직 옛 광무동 119-3번지의 빌딩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

여수(옛 여천)시 중심가인 학동의 거리 모습.


이처럼 옛 여수와 옛 여천 지역의 위상이 뒤바뀌게 된 것은 석유화학 중심의 대기업 공장들로 채워진 '여수국가산업단지' 때문이다. 수산업의 퇴조로 과거 '여천공단'으로 불리던 이 곳이 여수경제에서 갖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진 것.


여수시청에 따르면 여수국가산업단지에는 지난 7월말 현재 211개사가 입주해 이중 158개사가 가동중이다. 고용인원은 약 1만2500여명이며 4인 가족 기준으로 5만명 가량이 산단에 생계를 기대고 있다. 여수시 전체 인구가 약 30만명임을 감안할 때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산단에 입주한 업체들이 주로 대기업 계열의 석유화학 업체들로 임금은 높지만 장치산업이라는 특성상 고용 확대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산단이 확대되고 있지만 여수시의 고민인 '인구감소'를 해결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여수시내 청사 모습. 여수시는 엑스포 유치에 올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수시는 현재 도시의 모든 역량을 엑스포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시장, 상공회의소장 등 주요 기관장들이 모두 엑스포 유치에 올인하고 있다. 엑스포 효과로 인해 인구유입과 도시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는 것.

나아가 여수시는 인근 순천.광양과의 통합에도 합의했다. 오현섭 여수시장은 "박람회 유치 경쟁 도시인 모로코의 탕헤르, 폴란드의 브로츠와프는 인구 70~80만의 대도시로 도시경쟁력 면에서 여수가 취약해 대안이 필요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3개 시 통합은 엑스포 유치 및 성공적 개최는 물론 지역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절대 필요하다"며 "통합될 경우 시너지 효과로 광양만권 발전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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