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자금조달 패턴이 변한다..국내로 'U'턴

김동희 기자, 안영훈 기자 | 2007.09.14 16:23

CDS프리미엄 급등.. 해외 조달 매력 급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국내외 기업들의 신용파산스왑(CDS)프리미엄이 급등하면서 조달루트가 국내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은행의 스왑시장을 통한 개입으로 외화자금 조달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줄어들어 자금 조달처로 국내시장을 선택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통화당국의 유동성 긴축 스탠스로 회사채 스프레드가 크게 확대, 국내 조달 여건도 그렇게 우호적이지는 않다.

◇해외 자금조달 국내로 U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이머징 마켓의 투자위험이 늘어나면서 국내 기업들이 얼어붙은 해외채권시장 대신 유동성이 풍부한 국내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가 높아지면서 기업들이 달러 자금을 보유한 투자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서 조달금리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업들의 해외 자금 조달 금리가 치솟았다.


KT의 CDS프리미엄은 지난 7월10일 15bp 수준에서 13일 현재 36bp로 2배 이상 높아졌다. 올해초에 비해서는 17bp 가량 상승했다.

현대자동차의 CDS 프리미엄도 지난 7월10일 64bp에서 9월 10일 현재 105bp로 두 달만에 거의 두 배 가량 높아졌다. 삼성전자와 GS칼텍스의 CDS 프리미엄도 같은기간 20bp가량의 상승을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회사채 시장이 찬바람을 맞으면서 달러를 보유한 투자수요도 급감했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선호 현상이 등장, 회사채 보다 국고채 인기가 높아진 영향이다.

신용평가업계 따르면 지난 8월1일부터 21일까지 발행한 해외채권은 3억9천만달러로 지난 7월 한달간 발행한 21억6천만달러에 크게 못 미쳤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불거지기 전인 4월 한달 49억7천만달러가 발행된 데 비해서 6월(19억8천만달러)과 7월 해외채권 발행은 60%가량 줄었다.

반면, 원화채권 발행은 혼조세를 보이며 서서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6월말 1조7000억원의 원화채권 발행은 7월말 1조2200억원으로 급격히 줄어들었으나 8월말 1조5800억원으로 발행이 늘어나고 있다.


한편 한국은행의 외환스왑시장 개입 영향으로 CRS금리가 상승, 해외 조달의 매력 또한 감소, 원화채권 시장으로 발을 돌리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달 초 달러표시채권 발행을 준비했던 A사의 경우 한국은행의 스왑시장 개입소식에 원화채권 발행 검토로 자금조달 전략을 변경했다.

◇ 장기에서 단기로

그러나 한국은행의 이례적인 두달 연속 콜금리 인상은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국제금융시장과의 디커플링을 유발, 국내 기업들의 원화자금조달 여건이 우호적이지 않다.

특히 금리 고점에 대한 논란을 불러 일으키며 고금리를 원하는 투자자와 저금리 발행을 목표로 하는 발행자 사이의 서로 다른 눈높이로 발행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로인해 현금흐름에 여유가 있는 기업들은 단기조달인 CP발행에 나서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

채권평가업계에 따르면, CP발행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 1월 32조915억원이었던 CP는 지난 5월 40조원을 넘어선데 이어 7월말 48조913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A1CP 발행금리도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지난 6월 11일 5.18%에서 9월 13일 현재 5.51%로 33bp 올랐다. AA-등급 회사채와의 스프레드도 지속적으로 축소돼 지난 6월 11일 50bp에서 9월13일 28bp로 3개월만에 절반수준으로 좁혀졌다.


기업들의 CP발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금리도 함께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미 롯데건설은 지난달 29일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차환을 위해 원화채권을 발행하려 했으나 시장 반응이 예상보다 미온적이어서 CP발행로 차입선을 돌리기도 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중개인은 "기업들의 신용스프레드가 최근 급격히 오르면서 회사채 발행이 주춤하는 모습"이라면서 "그러나 미국이 금리를 인하하면 기업들의 신용스프레드가 적정 수준을 찾아갈 것으로 보여 회사채 발행수요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日 노벨상 산실' 수석과학자…'다 버리고' 한국행 택한 까닭은
  5. 5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