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의 창조적 발상이 빛난 "F700"

프랑크푸트트(독일)=김용관 기자 | 2007.09.13 11:01

토마스 베버 메르세데스 카 그룹 개발 총괄책임자

"디젤 엔진의 연료 효율성과 가솔린 엔진의 친환경성을 접목한 것이 디조토의 핵심이다. 이것이 미래의 차를 개발하는 중심적인 축이다."

11일(현지시간) 개막된 '200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친환경'이다. 그 중에서도 메르세데스-벤츠의 컨셉트카 'F700'은 친환경을 추구하는 벤츠의 역량이 그대로 녹아있는 충격적인 '작품'이었다.


(편집: 구강모 기자)

돌고래를 닮은 F700의 핵심은 저공해 불꽃 점화식 가솔린 엔진의 장점과 압축 점화식 디젤 엔진의 연료 경제성을 결합시킨 '디조토(DIESOTTO)' 엔진에 있다. 디조토는 '디젤' 엔진과 가솔린 엔진을 뜻하는 '오토'를 결합한 단어다.

가솔린 엔진에 디젤 엔진의 장점을 결합한 시도는 이번이 세계 최초다. 1880년 니콜라스 오토가 가솔린 엔진을 개발한 이후 127년간 이어져 오던 자동차 산업의 근간을 뒤흔든 일대 사건이라 부를 만하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창조적인 발상이 또한번 빛을 발하는 듯하다.

디젤 엔진의 장점이 결합되면서 낮은 엔진 배기량으로 강력한 힘을 낼 수 있게 됐다. 덕분에 벤츠의 최상위 모델인 S클래스보다 크기는 커지면서 엔진 배기량은 1.8리터로 대폭 낮출 수 있다.

배기량을 낮추다보니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km 당 127g에 불과하다. 연비는 리터당 19km를 주행할 정도로 뛰어나다. 즉 대형 리무진의 편안함과 안전성을 갖추면서도 소형차 수준의 연료 효율성과 친환경성을 보장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저배기량에도 불구하고 성능은 막강하다. 왠만한 4.0리터 가솔린 엔진보다 낫다. 최고출력 258마력의 힘을 바탕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7.5초, 최고 속도는 시속 200km에 이른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시스템보다 낫다는 평가를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12일(현지시간) '200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F700의 산파역을 맡은 메르세데스 카 그룹 개발 총괄책임자인 토마스 베버 박사를 만났다.

베버 박사는 "가솔린 및 디젤 등 내연기관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메르세데스-벤츠는 2가지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블루텍이 디젤 엔진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고민의 산물이라면 이번에 선보인 디조토는 가솔린 엔진의 연료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목적으로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베버 박사는 "현재는 디젤 기술과 가솔린 기술을 병행해서 개발하지만 언젠가는 이 두 기술이 접목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며 "블루텍처럼 디조토도 양산 체제를 목표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03년 처음으로 디조토 개발에 착수, 4년만에 컨셉트카 수준의 제품을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양산단계까지는 아직도 갈길이 멀다.

그는 상용 시점에 대해서는 "디조토의 완벽한 개발까지는 아직 시일이 필요하다"며 "디조토 시스템을 수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개발, 보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모터쇼에 선보인 연료 직접 분사방식은 디조토의 첫번째 단계. 다음 단계로 2010년까지 터보 시스템을 장착한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베버 박사는 특히 "내연 기관의 자체의 친환경성을 지키면서 부족한 연료 효율성을 높이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앞으로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 상당히 시장 경쟁력을 갖춘 제품이 되리라고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일본업체들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하이브리드카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양산단계에 들어서면 1.0리터 엔진으로 3.0리터 엔진에 버금가는 성능을 내는 반면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소형차 수준으로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베버 박사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장기적인 친환경차 개발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수소와 연료전지에 대한 연구가 병행, 개발돼야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며 "오는 2010년께 B클래스에 상용화 수준에 근접한 연료전지를 탑재한 차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버 박사는 "다만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비싼 제조원가를 감당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방향이 옳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메르세데스-벤츠는 관련 기술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며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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