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스왑 참여, 환율 단기 하락요인

머니투데이 이승우 기자 | 2007.09.12 11:53

달러 구하기 심리 완화, 수출업체 매도 부추길 것

한국은행이 스왑시장에서 달러 현물을 팔고 동일한 금액의 선물환을 사는(sell&buy) 스왑거래를 하면서 현물환율에 단기적인 하락 요인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스왑시장에서 달러 부족 사태에 직면한 은행들의 숨통을 터 줘 환율 상승에 대한 심리적 기대감을 완화시켰고 선물환율의 상승으로 수출업체들의 선물환 매도 메리트를 높였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한국은행은 스왑시장에서 총 10억달러 가량의 달러 `sell&buy` 스왑을 했다고 밝혔다. 단기 외화 차입 규제에 이어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스왑시장의 외화유동성 부족 심화 현상이 시장 자율적으로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스왑포인트(현물환율과 선물환율 차이를 금리로 표현)가 미국과 한국의 금리차를 크게 넘어 정상적인 가격을 형성하지 못한 상태에서 선물환율을 끌어올려 왜곡된 시장을 조정하겠다는 의도다.

스왑시장에서 sell&buy는 원론적으로 따지면 현물환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현물환을 팔게 되면 환율 하락 요인이 생기지만 동시에 선물환을 사면 다시 현물환에 상승 요인이 생겨 환율에 중립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문제로 달러 구하기에 급급, 현물환 시장에서라도 달러를 구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한풀 꺾여 심리적인 현물환율 상승 요인이 제거되게 됐다. 그동안 한은이 스왑시장에 달러를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외환시장을 심리적으로 압박했던 것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정미영 삼성선물 연구원은 "스왑시장에서 부족했던 달러를 현물 시장에서 실제로 구할 것이라는 개연성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스왑시장의 달러 부족은 현물환 시장에 심리적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면서 "스왑시장에 달러 공급은 이런 심리적 요인이 사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외화차입규제와 외국계은행 지점 손비인정 축소 등의 정부 발표로 스왑시장에서 달러 부족이 예상되자 지난달 현물환율이 크게 오르기도 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도 이와 관련 "스왑시장에서의 달러 부족은 현물환율에 심리적 상승요인을 제공해왔었다"며 "달러 공급은 단기적인 환율 하락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선물환율 끌어올리기가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를 부추길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조선업체들은 선물환율 레벨과 상관없이 기계적 매도를 해와 기존의달러 매도 행태가 달라지지 않을 수 있고 그동안 팔지 않고 기다리던 여타 수출업체들이 높아진 선물환율을 반기면 매도 공세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선물환율이 오르면 수출업체들의 선물환 매도는 늘어날 개연성이 있지만 최근 현물환율이 950원을 보고 왔기 때문에 스왑포인트가 줄어들었다고 해서 선물환 매도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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