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의 자존심"...금리 노코멘트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7.09.12 01:14
시장의 거센 압력에도 불구하고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 의장이 자존심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11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열린 독일 연방은행 분데스방크 컨퍼런스에 참석, '국제적 불균형의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연설했다.

이날 발표된 연설내용은 말 그대로 '국제적 불균형'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국제적 불균형'이란 중국이나 산유국들이 대폭적인 무역수지 흑자를 누리고 미국이 수지적자에 시달리는 현상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미국과 다른 국가들은 왜곡된 무역과 투자 양상을 시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이는 국제경제 안정에 기여 할 것"이라고 밝혔다.

IMF(국제통화기금)와 경제전문가들은 중국이나 산유국들의 거침없는 미 달러 수요가 갑자기 감소할 경우 미국은 이를 막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해왔다. 이럴 경우 달러 약세 기조를 통해 근근히 유지돼온 미국경제는 물론 전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미치는 등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다.

버냉키는 이같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질서정연한 균형 회복'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이날 연설에서 버냉키는 "(불균형 시정과정의) 진전신호가 보이고 있지만, 대부분 국가들에게서 필수적인 정책변화는 이제 시작단계일뿐"이라고 지적했다.

버냉키는 그러나 "미국의 적자경제가 언제까지 지속될수는 없지만 현 시점에서는 미국경제에 극심한 부담이 되고 있지는 않다"는 낙관론도 잊지 않았다.

아울러 (중국이나 산유국 등)외국 국가들의 달러화자산 규모는 미국경제가 국제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춰보면 과도한 것은 아니며 미국의 수지적자가 최근 완반하게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연설에서 그나마 금리와 관련돼 있는 부분은 한 대목.
그는 "국제 과잉유동성이 해소될 경우, 이론적으로는 미국의 실질금리가 올라갈수 있다"고 우려하면서도 "다른 요소들이 이같은 압력을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버냉키는 미국 의 입장에서, 원론적인 내용만을 되풀이했으며 월가가 기대했던 금리인하와 관련한 언급은 내놓지 않았다.

버냉키의 이날 연설은 18일로 예정된 미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초미의 관심이 돼 왔다. 연준은 18일 회의에서 현재 5.25%인 연방기금 금리를 최소한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버냉키가 이끄는 연준은 '인플레이션 억제'라는 '중앙은행 본연의 임무'를 지속적으로 강조, 금리인하에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이날 버냉키 의장의 연설 역시 시장의 압력에 일희일비 할수 없다는 버냉키의장의 자존심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버냉키의장이 FOMC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잡혀있던 이날 공식 연설에서 금리인하와 관련한 언급을 할 것으로 기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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