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은 김 회장이 최소한 올 연말까지는 심신의 회복을 위한 요양기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당장 김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하기보다는 금춘수 경영기획실장과 각 계열사 CEO들이 중심이 돼서 이끌어왔던 현 체제를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 고위 관계자는 "현재의 건강상태로 보아 김 회장은 연말 또는 내년초까지 치료와 요양을 계속 해야 할 것"이라며 "김 회장이 심신의 안정을 찾을 때까지는 현재 경영체제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법원이 김 회장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함에 따라 한화그룹은 김 회장의 공백으로 인해 차질을 빚어온 글로벌 경영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하지 않는다고 해도 운신의 폭은 상대적으로 넓어졌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그동안 한화석유화학의 중동지역 석유화학 합작 프로젝트와 북미지역 석유화학 관련 사업권 인수, 한화건설의 사우디 석유화학 플랜드 도급공사 수주 등 각 계열사별로 진행해 오던 글로벌 사업들이 늦춰지거나 중단되면서 속을 태워 왔다.
비록 한화그룹이 12조6000억원의 매출실적을 달성해 연초 계획대비 3000억원 이상의 성과를 보였고 그룹 전체의 세전 이익도 목표인 5000억원을 초과한 5361억원을 달성했지만 김 회장의 부재에 따른 불확실성에 신경을 곤두 세웠던 것.
한화그룹은 이에 따라 김 회장의 구속 이후 공격적으로 글로벌 경영에 나서려던 당초 계획을 수정해 그룹 전반의 리스크관리에 주력하며 일상적인 경영활동에 치중해 왔다. 올 하반기 경영계획을 하향 조정했던 것이 대표적인사례다.
즉 한화그룹은 하반기에 상반기 대비 매출은 10%, 이익은 15%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연간 26조원의 매출 목표를 24조원으로, 이익목표는 1조원에서 9800억원 수준으로 낮췄다.
그러나 이번에 김 회장이 집행유예는 한화그룹이 일시적인 수세경영에서 벗어나 다시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보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그룹 고위관계자는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그룹이 글로벌 경영에 더욱 매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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