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홍콩 증시 삼키나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 2007.09.11 11:10

홍콩정부, 홍콩거래소 최대 주주 부상…기대반 우려반

홍콩 정부가 홍콩증권거래소(HKEx)의 최대주주로 부상하면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중국 증시의 활황 덕에 홍콩 증시가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와 동시에 중국 정부의 홍콩 시장에 대한 간섭과 개입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것.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지난 7일 홍콩증권거래소 지분 5.88%를 보유, 최대주주로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이전까지 홍콩 정부의 거래소 지분은 5%에 못 미쳤다.

이에 따라 홍콩 증시에 대한 정부의 영향력이 보다 커질 전망이다. 홍콩 정부는 최대주주가 되기 이전에도 13명 이사회 임원중 7명에 대한 임명권을 가졌다. 회장 임명도 물론 정부 몫이었다.

아울러 본토가 홍콩 증시에 간섭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홍콩이 반환 이후 일국이체제로 특별경제구역으로서의 독립적 위치를 누리고는 있으나 홍콩특별행정구의 수장을 베이징에서 임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거래소의 임원이자 행동주주인 데이비드 웹은 "홍콩 거래소가 더욱 중국을 닮아가고 있다"며 "중국은 계획경제를 벗어나려 하고 있는데 반해 홍콩은 반대로 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자유 금융 시장으로서의 홍콩의 명성에 해가 될 것이라는 비판이다.

홍콩 소재 시티그룹의 로버트 렁 애널리스트도 "홍콩은 깨끗하고 투명한 시장으로 인식돼 왔다"면서 "그러나 앞으로는 중국의 정치 상황을 비롯한 각종 리스크에 직접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기대감도 만만치 않다. 중국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데다 중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정도로 활황을 보이고 있어 홍콩 시장에도 상당 부분 영향력이 미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퍼시픽 선 투자운용의 앤디 만텔 대표는 "본토가 금융자유구역으로서의 홍콩의 역할을 신뢰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본토의 홍콩 투자가 봇물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중국 정부가 본토인들의 홍콩 증시 투자 허용을 발표했을 때 홍콩거래소 주가가 10거래일간 18% 이상 급등한 점이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거래소 주가는 전날에도 2% 급등, 올들어 2배 이상으로 뛰었다.

이로써 전날 종가 기준 홍콩 거래소 시총은 260억900만 달러로 NYSE 유로넥스트와 런던증권거래소(LSE)의 시총 합계를 넘어서게 됐다.

한편 홍콩 정부의 최대주주 부상과 관련, 증권 당국의 한 관계자는 "홍콩 정부의 지분 매입은 향후 홍콩과 중국 증시가 통합하기 위한 정지작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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