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국제국장 "환율 큰 가닥 잡혔다"

머니투데이 이승우 기자 | 2007.09.11 10:07

"스왑시장 달러부족, 시장의 원리대로" 재확인

안병찬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원/달러 환율이 일방적으로 하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환율의 큰 가닥이 잡혔다"고 11일 말했다.

향후 환율 흐름과 관련, 환율 변동성은 커질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응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안 국장은 국제금융시장 불안의 장기화 가능성을 환율 하락세 중단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영향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는 "국제 금융시장 불안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그 이후에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여파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영향으로 엔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과 중국 증시의 불안이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을 지속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내놓은 보고서에서도 "미국의 서브프라임 문제로 대내외적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시장 불안이 예상보다 장기화되거나 내년중 재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서브프라임 관련 부실(디폴트)도 더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에서는 Alt-A 담보증권의 손실 증대 등 서브프라임 이외 부문으로 부실화 우려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국내 수급상으로도 일방적 환율 하락이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안 국장은 "금융시장 불안으로 인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면 국내 조선업체의 수주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환율 방향성 전환을 감지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그는 "수입업체들의 달러 결제가 늘어나고 있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이 환율은 내려갈 것이라는 믿음에 여전히 사로잡혀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스왑시장에서의 달러 부족 사태에 대한 시장 자체적인 해결을 재확인했다.

안 국장은 "스왑시장에서 한은이 Sell&Buy를 통해 달러 공급을 해야한다는 요구가 있지만 시장의 원리대로 풀어야할 일인 것이 분명하다"면서 "이미 차익을 많이 본 곳에서는 자기 포지션을 언와인딩하든지 굳이 필요하다면 현물시장에서 달러를 구하면 된다"고 잘라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2. 2 '악마의 편집?'…노홍철 비즈니스석 교환 사건 자세히 뜯어보니[팩트체크]
  3. 3 사당동에 '8억 로또' 아파트 나왔다…거주 의무도 없어
  4. 4 '양치기' 모건스탠리…AI슈퍼사이클 선언 한달만에 돌변 왜?
  5. 5 10조 매도폭탄 쏟아낸 외국인....빅컷발 '줍줍 열차' 타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