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건설, 유동성 문제 심각한가

강종구 기자, 문성일 기자 | 2007.09.10 07:54

미실현 이익만 수두룩… 일부선 "조선업 키우는 과정 문제발생"

시행사 채무 인수를 거부해 시장에 파란을 일으킨 대주건설은 과연 `금융권과의 심각한 불화'를 견뎌낼 수 있을 만큼 견실한 회사인가.

이미 시장에서는 부도설마저 나돌고 있는 등 후유증이 심각한 상황이다. 실제 대주건설 주변에선 이 회사 자체의 현금 유동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주건설은 지난해 용인 공세리 일대 대규모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6000억원이 넘는 순익을 챙겼다. 이어 이미 5곳의 자체 및 지주공동 아파트건설 사업장을 확보해 놓은 인천 검단이 신도시로 지정되는 행운까지 누리는 등 두 곳에서만 1조원 안팎의 이익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문제는 이들 순익이 대부분 미실현 이익이란 것이다. 실제 대주건설은 2000가구 규모의 공세리 아파트 분양 당시 계약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계약금(20%)을 제외한 중도금 전체를 자체 지급 보증을 통해 처리했다. 즉 계약자로부터 어떠한 약정도 받지 않은 채 중도금 전체를 관계사를 통해 대출받아 자체적으로 해결한 것.

이런 이유로 대주건설은 계약자들의 중도금 납입기간 동안 중도금 관련 회수자금이 전무한데다, 이자 납부까지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지방의 대량 미분양도 대주건설로선 고민거리다. 구미나 울산은 물론, 텃밭인 광주에서조차 고전하고 있다.

대주건설은 수완지구를 비롯해 현재 진행하고 있는 광주권 일대 대부분 아파트 현장에서 상당한 미계약 물량을 떠안고 있다. 심지어 입주 현장에선 집단 해약이 들어오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게 이 회사 주변의 귀띔이다.

대주건설의 유동성 문제는 협력업체를 비롯, 관계업체들에 대한 대금 지급 유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대주는 지난 4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협력업체와 함께 분양대행사에도 관련 수수료 지급을 중단해 왔다.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처음엔 어떤 이유인지 몰랐지만, 자금 사용을 자제하고 현금을 끌어모으는 분위기"라며 최근 대주건설 상황을 전했다.

일각에선 대주그룹이 조선부문을 키우는 과정에서 유동성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대주그룹은 그동안 건설, 제조, 금융 등으로 유지해 온 사업 포트폴리오를 건설과 조선 중심으로 전환한 상황이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해남지역 내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소 건립도 이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경기 동두천을 비롯해 운영 중인 함평, 담양 등의 골프장 처분과 함께 현재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전국 10여개 골프장 건설도 중단할 공산이 크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대주건설 주변 관계자는 "골프장은 물론 현금 동원이 가능한 사업장은 모두 처분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도 대주건설 자금사정에 대해 물음표를 달아 놓고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용인 공세리 사업 등에서 1조원에 육박하는 유동성을 확보해 자금의 여유가 생겼다고 판단했는데, 골프장 매각을 추진하는 등 당초 확대하기로 했던 레저산업에서도 발을 빼고 있어 당혹스럽다"며 "회사에서 재무상태와 관련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전혀 입을 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등급이 조기 회복되지 않을 경우 대주건설의 유동성은 극도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대지급을 거절한 350억원 말고도 예정사업장인 충남 청당동 아파트 공사를 포함해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만기가 올해말을 전후해 3000억원이 넘는다. 이 어음들도 신용등급이 3단계씩 하락, 차환 발행이 어렵게 됐다.

또 대주건설 자체 차입금 중에서도 올해 만기도래액이 지난해말 기준으로 1300억원에 달한다. 신용등급이 급락한 상황에서 은행들이 만기연장을 해줄지 불확실해졌고 만기연장을 하더라도 차입조건이 크게 악화될 게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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