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서브프라임에 울상 잇단 해외CB취소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 2007.09.09 16:01

[명동풍향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의 불똥이 코스닥 기업들로 튀고 있다. 유상증자를 비롯해 CB·BW 등 주식연계 채권발행을 통해 운영자금을 조달하려는 중견기업들이 상당했는데, 서브프라임 사태로 일정이 미뤄지거나 취소된 곳들이 목격되고 있다.

특히 해외투자가들에게서 자금을 조달하려던 중소 상장기업들에게 이 같은 경향이 두드러진다. 서브프라임 타격으로 증시가 조정국면에 들어선 것도 간접적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해외투자가 발빼기에 코스닥 업체 울상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때문에 자금조달 계획에 차질이 생긴 곳들이 상당하다.

코스닥 A사의 경우 해외투자가들과의 협의에 따라 지난달 초 해외CB(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는데, 돌연 이를 취소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당초 사모펀드를 통해 미국, 싱가포르 등의 투자가들에게 200억원 가량을 유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미국측 투자가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문제 때문에 당분간 국내외 투자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통보한 것이다. A사는 전환사채 자금으로 여러가지 신규사업을 진행할 방침이었지만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져 고심하는 상황이다.

B사 역시 100억원 가량의 해외CB 발행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A사와 마찬가지 이유로 자금조달이 무산됐다. 해외 수출계약을 준비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홍콩계 투자가들이 CB발행금리를 더욱 올려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당초 만기이율은 연 5%수준이었지만 서브프라임 문제로 국제금리가 인상될 조짐이라며 2%포인트 가량을 추가로 요청했다. B사는 투자자들과의 협의를 계속했지만, 결국 이를 포기하고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이를 해결하기로 했다.


C사는 주가하락과 국내 건설시장 침체가 맞물려 자금조달에 실패한 케이스다. 당초 150억원 이상의 자금을 해외CB로 조달하려 했는데, 서브프라임 문제가 부각되는 과정에서 주가가 하락하며 CB전환가격에 큰 메리트가 없어졌다. C사가 건설업체와의 거래가 많다는 점도 해외투자가들의 불안감을 고조시켰다. 국내 건설업계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피해를 직접적으로 받지는 않겠지만, 자신감을 잃은 해외투자가들을 설득할 방법이 없었다는 것이다.

◇명동찾는 업체들 부쩍 늘어

이에 따라 해외투자자금 유치에 실패한 뒤, 명동 기업금융 시장을 찾는 기업들이 최근 부쩍 늘었다. 명동시장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기는 하지만 해외투자가에게 골머리를 앓는 것보다는 낫다는 것이다.

명동시장 한 관계자는 "최근 전환사채나 어음 뿐 아니라 전반적인 자금계획을 짜기 위해 명동을 찾는 기업들이 많다"며 "미국의 서브프라임 문제가 시장 전반에 상당한 타격을 입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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