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걸號 LG패션, 해외 첫발 내딛다

원저우(중국)=박희진 기자 | 2007.09.09 11:04
구본걸 사장이 이끄는 LG패션이 해외에 역사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LG패션은 지난 6일 성황리에 자사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 1호 매장을 중국에 열었다.

구 사장이 지난해말 LG상사로부터 분가한 LG패션 수장직에 오른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이뤄낸 굵직한 성과다. 평소 지론인 '브랜드 경영'의 값진 결실이기도 하다.

헤지스 1호 매장 오픈은 LG패션의 첫 해외 진출이자 글로벌 패션 브랜드의 최대 각축장인 중국 시장에 낸 도전장이라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中 헤지스 1호 매장 오픈..해외에 첫발

LG패션은 중국 3대 신사복 보유 업체 빠오시냐오 그룹과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5개월이라는 짧은 시간내에 중국의 신흥 부촌으로 떠오른 원저우(溫州)에 1호 매장을 오픈했다.

직진출, 합작법인 형태로 중국에 진출해온 기존 국내 패션업체와 달리 로열티를 받고 브랜드를 수출하는 라이센스 형식으로 중국에 진출,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LG패션은 뺘오시냐오 그룹과 손잡고 이번 1호 매장 오픈을 시작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 본격 시동을 건다.

빠오시냐오 그룹은 원저우 1호 매장에 이어 연내 상하이, 베이징, 난징 등 중국 주요 도시에 8개 매장을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내년 말에는 성도, 사천성을 비롯한 중국 전역에 40개까지 매장을 확대하고 5년내로는 150개로 늘릴 계획이다. LG패션은 중국 시장에서 헤지스 로열티 수입으로 연간 50억~100억 이상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헤지스 1호 매장은 330m²(약 100평) 규모로 원저우 최대 쇼핑 중심지 중 하나인 쟈러광장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 헤지스는 캘빈 클라인, 타미 힐피거 등 해외 유수 브랜드와 어깨를 견주며 경제 급성장으로 크게 늘어난 중국 신흥 부자들을 사로잡을 태세다.

원저우 지역은 중국 남부 경제 중심지로 원저우 상인들은 '중국의 유대인' '중국의 개성상인'으로 불릴 정도로 중국 전역 상권에 막강한 파워를 행사하고 있다.


LG패션의 지성언 중국 지사장은 "원저우 상인이 중국내 상권을 장악하고 있어 브랜드 전파 효과가 크다"며 "원저우 매장이 안테나샵으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엠포리오 아르마니도 중국 1호 매장을 원저우에 냈다.

◇구본걸호(號) 브랜드 경영의 결실

헤지스 중국 진출은 지난해 11월 구본걸 사장이 대표이사 취임 후 가장 주력해온 브랜드 경영의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 2004년 LG상사 패션&어패럴 부문 부문장을 맡으면서 패션 사업에 발을 들여놓은 구 사장은 '브랜드 경영'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해왔다. LG패션은 의류회사가 아니라 마케팅 회사라고 말할 정도다. 제품 품질을 높이고 브랜드 가치를 올려 '파워 브랜드'를 갖는 것이 핵심 경영 과제란 설명이다.

구 사장은 "LG패션은 브랜드를 매니지먼트하는 회사"라며 "대표이사로 취임해서 지금까지 브랜드 경영에 가장 신경을 써왔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런 그에게 헤지스가 라이센스 방식으로 중국에 진출한데 대한 감회는 남다르다.
로열티를 받고 헤지스를 중국에 선보일 수 있게 된 것은 그만큼 헤지스 브랜드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여타 업체에 비해 뒤늦은 중국 진출에 대해 구본걸 사장이 여전히 자신만만해하는 이유기도 하다.

구 사장은 "(중국 시장은) 언제 나가느냐보다는 어떻게 나가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어떤 방식으로 진출하는게 좋을지 끊임없이 검토하고 고민했고 브랜드에 대해 생각을 같이 하는 빠오시냐오 그룹같은 좋은 파트너를 만나게 된 것은 행운"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어디에 나가더라도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키우는 것이 중요하며 중국에서 잘 키운 브랜드의 자산 가치는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일 것"이라며 "헤지스를 3000억원 이상의 가치를 가진 브랜드로 키울 것"이라며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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