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저녁 7시 울릉도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금난새 지휘의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연주회에는 정윤열 울릉군수를 비롯 군민 등 100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이곳을 찾은 주민들은 가족 단위가 많았다.
공무원인 조석종씨(51)는 부인과 함께 예술회관을 찾았다. 그는 "예술적 향기를 온 몸 가득히 느낄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공연에는 초등학생들도 많이 참석했다. 부모들과 같이 온 학생들도 많았지만 우수진(11), 강가을(11) 어린이처럼 친구들끼리 오는 경우도 있었다.
자리가 꽉 차 앉을 자리는 물론 서서 관람할 수 있는 공간 마저 부족해 팜플렛을 들고 이리저리 자리를 찾아 헤매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일부는 공연장에 입장을 못해 끝내 발길을 돌려야 했다.
문수현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기획담당자는 "을릉군민들이 문화생활을 접할 기회는 흔치 않은 것 같다"며 "육지와 너무 멀리 떨어진 섬이라 여객선 출항이 취소되는 등 문화적 체험을 얻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번 음악회는 그야말로 한편의 드라마처럼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뒷 얘기를 많이 남겼다. 행사 당일 기상 상황이 여의치 않아 주최측 및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공연 성사 여부에 계속 가슴을 졸여야 했다.
음악회 취지에 공감한 공군본부가 수송헬기를 지원하기로 했으나 남부지방에 내린 호우와 일본 열도를 강타한 9호 태풍 '피토'의 영향으로 수송헬기는 끝내 뜨지 못하고 음악회를 마치고 돌아올 때 비로소 헬기 운항이 이루어졌다.
또 악기 등 공연 장비를 싣고 출발해야 하는 여객선은 동해상의 높은 파도로 인한 풍랑주의보 때문에 며칠 째 결항하다가 막판에 출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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