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선물 만기일이 온다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07.09.06 17:46

프로그램 매매 따른 만기 부담 커…박스권 장세 예상

최근 증시를 좌우하는 건 미국이 아닌 프로그램 매매다. 이날 새벽 미국 다우지수가 1.07% 하락했지만 코스피지수는 1.24% 오른 채 마감했다.

전일 '깜짝'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4152억원 순매도하며 재차 '팔자'에 나섰다. 개인도 동반 매도했다. 쌍끌이 매도를 받친 건 6123억원의 매수차익거래였다.

프로그램매매는 차익거래가 5541억원 순매수였고, 비차익거래도 1510억원 순매수로 마감했다. 다음주 13일 선물·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매수차익거래 청산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날 오히려 추가로 매수물량이 유입돼 지수를 끌어올렸다.

외국인들이 선물시장에서 대규모 매수(6732계약)에 나서면서 선물강세를 이끌자 베이시스(현·선물 가격차이)가 상승하면서 매수차익거래로 이어졌다.

포스코와 삼성전자도 시장을 견인하는 데 한몫 했다. 포스코는 전일대비 4.38% 오른 59만6000원에 마감했고 삼성전자도 1.05% 상승한 57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별 종목에 따른 움직임보다 프로그램의 그늘 아래 다음주까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선물시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건 4조원에 달하는 매수차익거래잔액 때문이다. 만기에 이익실현을 위해 반대매매가 나오면 현물(주식)을 팔고 선물을 사기 때문이다. 지수의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시장이 프로그램매매에 휘둘린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프로그램 매매에 따른 매도 물량이 상당부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이현경 미래에셋자산운용 금융공학팀장은 "당장 매수차익거래로 들어오는 건 문제되지 않지만 최근 1주일새 1조원 이상 유입된 물량이 만기에 롤오버(이월)하지 않고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오늘 이론 베이시스가 0.25였는데 0.50수준에서 매수차익거래가 유입됐고 금융비융을 감안하면 만기시 종가에 정리해도 이익이 남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현재로선 프로그램 매매에 따른 만기 부담이 크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만기에 청산될 것으로 보는 참여자가 많으면 시장이 이를 선반영, 선물이 약세를 보이고 베이시스 하락을 불러 매도차익물량이 다음주께 조금씩 나올 것으로 진단했다. 매물을 준비하라는 충고도 나온다.

이호상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을 앞두고 매수차익거래 청산에 따른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만기일에 사상 최고치에 쌓인 매수차익거래의 청산 여부는 전적으로 원월물(12월물)의 가격이 높게 형성될 것인지에 달렸다는 것이다. 12월물 가격이 높게 형성되면 청산하지 않고 롤오버해 그대로 유지하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스프레드(12월물과 9월물) 가격이 약세이므로 실익이 적을 것으로 판단하면 매도차익거래로 청산할 공산이 커 지수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어찌됐든 프로그램에 따른 영향력을 벗어나기 힘들 전망이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증시에 부정적 요소와 긍정적 재료가 뒤섞여 딱히 특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지 않다"며 "다음주까지 프로그램 매매 따른 쏠림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들의 순매수 전환 역시 아직 이르다는 의견이 많다. 외국인들의 매매행태는 현물과 선물시장에서 반대로 나타난다. 전일 현물을 순매수했을 때 선물을 매도했고, 이날은 전혀 반대의 결과를 보였다.

이에 대해 이현경 팀장은 "외국인들의 현물과 선물 참여자들이 다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선물시장 참여자들은 상승이나 하락에 거는 모멘텀 플레이를 하는 것으로 보이고 현물에선 워낙 저점에 매수했기 때문에 당분간 매도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수석연구원은 "외국인들도 금리 인하 여부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양상을 보인다"면서 "8월을 정점으로 매도세가 수그러들긴 했지만 저가에 매수한 부분을 이익실현하기 위해 추가 매도물량이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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