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보금리 상승세 심상찮네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 2007.09.05 14:59
전세계 금융시장의 지표 금리로 쓰이는 리보금리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의 중심지인 런던에서 우량 은행들끼리 단기 자금을 거래할 때 적용하는 리보금리는 리스크가 거의 산정되지 않은 금리로, 전세계적으로 가장 비중 있는 지표 금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은행들이 사모펀드들에 돈을 빌려줄 때나 가계에 모기지론을 판매할 때 금리를 리보금리에 연동시키는 경우가 많아, 가계와 기업의 채무부담 가중이 우려된다고 5일 보도했다.

4일(현지시간) 런던 금융시장에서 거래된 파운드화 표시 채권의 리보금리는 6.7975%까지 상승했다. 이는 영란은행의 기준 금리인 5.75%를 무려 100bp 이상 웃도는 것으로 98년 금융 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달러화 표시 채권의 리보금리는 이날 한때 5.7%까지 올라갔다. 2001년 월드콤 엔론 사태 이후 최고 수준이며 일일 상승률은 최근 수년래 최대다. 달러화 표시 채권의 리보금리는 올 들어 8월초까지만 해도 5.34~5.36%에서 움직였다.

이 같은 강세는 특히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미 국채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반대 흐름이어서 더욱 우려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리보금리가 급등세를 보이는 것에 대해 런던 금융시장이 기업어음(CP)과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에 깊숙이 연관된 탓이 크다고 분석했다. 신용 경색이 심화된 이후 은행들이 대출을 축소하면서 리보금리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유럽중앙은행(ECB)이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달리 유동성 공급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도 금리 상승을 부채질 하고 있다. 영란은행은 유동성 공급을 통해 중앙은행이 개입할 경우 모럴해저드가 강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문제는 리보금리가 상승세를 지속할 경우 이와 연동된 금융상품을 차입한 채무자들의 부담이 커진다는 점이다.

서버러스는 지난 7월 크라이슬러 인수를 위해 200억달러를 차입했는데 이 금리는 리보금리에 연동된다.

여신 조사업체인 HSH어소시에이츠는 "지난 2004년 판매된 3년짜리 모기지론 중 리보금리에 연동된 상품은 미 국채 금리에 연동된 상품 보다 금리가 0.5%포인트 이상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만달러를 차입했다면 매년 1000달러의 이자를 더 내야 하는 셈이다.

금융 파생 상품 중에서도 리보금리 연동 상품이 많다는 지적이다. 영국 에든버러대학의 도날드 맥킨지 교수는 한해 전세계적으로 발행되는 단기 CP가운데 3조달러 규모가 리보금리에 연동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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