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격(國格) 높이는 데 매진"

머니투데이 박응식 기자 | 2007.09.04 18:33
"앞으로 사회에 봉사하는 문제, 그리고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이는 일이라면 어떤 일이든지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자신의 어려웠던 성장기와 서울대총장 재직시절을 돌아보고 교육 철학과 비전 등을 담은 책 '가슴으로 생각하라'(따뜻한손)를 펴낸 정운찬 서울대 교수(58)는 대선불출마 선언 이후의 자신의 갈 길에 대한 고민의 결과물을 이렇게 정리했다.
 
왠만해서는 자신의 삶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것으로 잘 알려진 정 교수가 성장기를 비롯해 총장 재직시절까지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낸 것에 어떤 계기가 있는지 궁금했다.
 
"끼니와 학비를 걱정하던 시골 소년이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시절을 거쳐 모교의 교수와 총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저의 힘이라기보다는 저를 도와준 분들과 사회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그 은혜를 더 크게 더 넓게 갚고 싶었기 때문이며 특히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싶었습니다"

정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돈보다도 삶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한다.
 
"이 세상에서 우리가 지켜야 하는 가치가 하나 둘이 아니지만,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위해 가장 중요한 가치는 자유와 자율입니다. 이런 가치는 결국 이 세상에 나보다 소중한 존재는 없다는 자신감과 자긍심, 그리고 이 넓은 사회에 나보다 못난 사람은 없다고 믿는 겸손함과 경건함으로 나타나 우리 삶을 변화시키게 마련입니다" 행복은 경쟁에서 이기는 데 있지 않고, 조화롭게 더불어 사는 데 있다는 것이 정 교수가 강조하는 메시지다.

정 교수는 또한 한국경제학회 회장, 서울대 총장 등 리더의 자리에 있으면서 자신과의 작은 약속도 지키려 노력했고 원칙 앞에서는 양보하지 않은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으로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상대가 예상하는 것보다 더 큰 가슴을 열어 보일 때 진실한 대화가 가능하고, 상대가 기대하는 것보다 더 넉넉한 가슴으로 상대를 대할 때 비로소 상대방을 내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습니다. 어려운 때일수록 가슴으로 생각하고, 힘든 일일수록 가슴으로 승부해야 합니다. 가슴으로 생각하고 가슴의 크기로 승부하는 것은, 잔머리로 상대를 시험하고 잔재주로 일을 꾸미는 것보다 훨씬 더 경제적이며, 훨씬 궁극적이기 때문입니다."
 
정 교수는 국가의 미래에 대한 고민의 끈을 여전히 놓지 않고 있다.
 
"저는 세계경제의 선두주자를 국가의 비전으로 제안합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규모는 아주 크지 않을지라도 강한 국력을 갖춘 강중국가(强中國家)가 제가 지향하는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 이는 점진적 개혁을 추구하여 시민의 자유와 권리가 최대한 보장되는 열린 사회, 국민 대다수가 사회적 능력을 갖춘 행복한 사회를 의미합니다."

정 교수는 이어 정치권으로부터 대선 출마를 제의 받은 이후 불출마를 선언하기 까지의 겪었던 심적 갈등을 이렇게 회상했다.

“나의 진심은 정치권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왜곡되었고 정치 현실은 평생 지켜온 내 나름대로의 삶의 원칙을 깨뜨릴 것을 요구했습니다. 평소 학생들에게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강조했던 것 처럼 저 또한 경제학자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라는 본분을 지키자고 마음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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