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올해 FTSE 선진국 가나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7.09.04 14:58
"FTSE 삼수생 한국, 올해는 선진국지수 갈까?"

오는 20일 한국에 대한 FTSE의 선진국지수 승격 여부 발표를 앞두고 FTSE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진다.

여건은 무르익었다. 그러나 신흥시장지수에서 한국을 대체해야 할 중국 A증시의 규제에 대해 FTSE가 어떤 평가를 내릴지가 변수다. 결국 승격 가능성은 50%라는게 정통한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4일 재정경제부와 증권선물거래소(KRX)에 따르면 마크 메이크피스 FTSE그룹 회장은 오는 20일 방한해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의 FTSE 선진국지수 승격 여부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그에 앞서 FTSE 지수구성위원회는 18~19일쯤 회의를 열어 신흥시장지수의 한국과 대만을 선진국지수로 편입시킬지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현재 한국과 대만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멕시코, 이스라엘과 함께 신흥시장지수 내 '준(準) 선진국'으로 분류돼 있다.

한국이 FTSE의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정식 검토대상에 오른 것은 지난 2004년 9월. 그러나 2005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한국은 선진국지수로 승격되지 못했다. FTSE가 겉으로 밝힌 이유는 한국의 △외환자유화 △증권·대금 분리결제 △공매도 허용 수준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국이 선진국지수로 옮겨가지 못한 진짜 이유는 준선진국지수에서 한국을 대신할 나라가 없다는 것이었다. 신흥시장지수의 15%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선수' 한국을 선진국지수로 빼버리고 나면 신흥시장지수의 상품성이 현격히 떨어질 것을 FTSE가 우려한 탓이다.

결국 한국이 선진국지수로 승격되려면 중국이 신흥시장지수에서 한국의 빈 자리를 채워줘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중국이 그 노릇을 못했다. FTSE는 2004년 9월 중국 A증시를 신흥시장지수 편입을 위한 공식관찰국으로 지정했지만, 시장 규모와 제도 수준 등의 이유로 아직까지 편입을 미루고 있다.

그리고 최근 들어 중국 A증시가 한국을 대신해 신흥시장지수를 채워줄 수 있는 여건이 무르익고 있다. 중국 A증시의 시가총액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한국과 대만을 충분히 대체할 수준이 됐다.


지난달 28일 중국 증시의 시가총액(홍콩 상장기업 포함)은 4조7200억달러로 일본(4조7000억달러)을 추월했다. 이는 우리나라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약 4배에 달하는 규모다.

다만 문제는 중국의 증시 규제다. 현재 중국은 A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 규모를 300억달러 이내로 묶어두고 있다. 그것도 '적격 외국인 기관투자가'(QFII)에게만 투자가 허용된다. FTSE는 중국의 이 같은 증시 제도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FTSE 지수 문제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올해 선진국지수 승격 여부에 대해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는 모습이다.

KRX 관계자는 "제도 수준 등을 볼 때 중국이 당장 한국 대신 FTSE 신흥시장지수에 편입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여러 측면을 고려할 때 한국이 올해 FTSE 선진국지수로 승격될 가능성과 그렇지 못할 가능성은 각각 반반씩"이라고 말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FTSE에서 요구한 증시 제도 개선은 이미 충분히 이뤄졌다"면서도 "다른 변수들도 있기 때문에 아직은 선진국지수 승격 여부를 판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FTSE는 미국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영향력을 큰 투자지표이다. 유럽계 대형 투자자들 대부분이 FTSE의 지수를 벤치마크로 삼아 주식펀드를 운용한다.

대개 FTSE 신흥시장지수에서 선진국지수로 승격되면 장기투자 자금의 유입으로 시장안정성이 높아지고, 주가도 상승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포르투갈이 경우 지난 1998년 FTSE 선진국지수에 편입된 뒤 6개월 동안 주가지수가 무려 43%나 급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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