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여파로 소비·투자 위축가능성"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 2007.09.04 14:56

이동걸 금융연구원 원장, 대한상의 강연서

이동걸 금융연구원 원장은 4일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국내 수출 여건은 악화되고 자산시장 여건은 변화돼 소비와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대한상의 초청 강연에서 이같이 전하고 "우리나라의 경우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사태가 장기화돼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가 위축되면 우리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세계 경제 성장률이 1% 포인트 떨어지면 한국의 수출증가율과 경제성장률은 각각 4.28% 포인트, 1.53% 포인트 하락한다고 설명했다. 또 환율이 10% 포인트 상승할 경우 수출증가율은 0.28% 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또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 투자자 불안심리가 확산하고 주택가격, 주가 등 국내 자산가격의 조정을 가져올 수 있다"며 "자산가격 조정의 폭이 크거나 기간이 길어지면 마이너스의 '부의 효과'와 이로 인한 미래 불안심리 확산 등이 발생해 소비와 투자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6월말 현재 8억4000만달러로 추산되는 국내 금융기관의 서브프라임 관련 투자의 경우 대부분 신용등급이 양호한 만큼 국내 금융기관의 건전성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문제에 대해서는 "국내에 유입된 엔 캐리 자금의 규모가 작은 만큼,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급격한 청산이 발생한다면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 때문에 원 달러 환율의 변동성도 당분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엔화차입비중이 높고 부동산과 주식시장 투자비중이 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엔화강세와 자산가격 하락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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