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字정치]'이심전심(以心傳心)'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 2007.09.04 11:27
대통합민주신당이 예비경선에 돌입하면서 '노심(盧心·노무현 대통령의 의중)'이 관심사다. "노심은 없다"는 게 청와대의 주장. 그러나 액면 그대로보다 "말 할 수 없다"는 의미로 듣는 게 여의도 기류다.

'노심' 논란의 핵심은 노 대통령 마음속에 점찍은 이가 이해찬 후보냐는 것. 민주신당의 각 주자 캠프는 이를 부인한다.

그러나 한나라당을 비롯 정치권 전반은 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참여정부에서 고위관료를 지냈던 인사들이 이 후보 캠프에 속속 합류하는 것을 예로 들기도 한다.

특히 정기국회를 앞둔 시점에 이치범 환경부장관이 이 후보를 돕기 위해 장관직을 내던진 것은 '노심'의 배려 없이는 가능하지 않다는 해석도 내놓는다.

노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 참여정부평가포럼 상임집행위원장이 이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것 역시 노심을 뒷받침하는 사례로 꼽힌다.


이에대해 이 후보가 3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심전심(以心傳心)"이란 말로 답을 대신했다. "이끌어온 정책이 단절되지 않길 바라는 가운데 오랫동안 같이 일했고 충분한 얘기를 많이 했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했다.

"유시민 전 장관이나 한명숙 전 총리에게도 똑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했지만 '노심'을 부인하지는 않은 것으로 들린다.

'이심전심'은 석가가 제자에게 말이 아닌 마음으로 뜻을 전한 데서 비롯됐다. 불립문자(不立文字), 심심상인(心心相印), 교외별전(敎外別傳) 등도 비슷한 말이다.

다만 재밌는 것은 '이심전심'이나 '불립문자'나 모두 '그들만의' 얘기였다는 것. 그만큼 서로의 마음을 잘 안다는 의미지만 역으로 그들밖에 모른다는 얘기도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노 대통령과의 이심전심이 아니라 국민과 말로 하는 소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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