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힘빠진 증시, 대처는?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07.09.03 18:19

PR매물 압박 우려감 증폭…기관, 실적주 '저가매수' 기회로

미국발 훈풍에 국내 증시도 반등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지난달 비우량 주택담보 대출(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로 하룻새 7%가까운 급락세를 겪던 당시 어두운 전망 일색이었던 분위기에서 벗어난 듯 하다.

국내 증시는 오름세로 마감했지만 '힘'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기관투자자들의 프로그램 매도 탓도 있지만 아직 반등을 낙관할 수 없다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프로그램 매물 압박 우려감
국내 증시는 외국인 매도세가 여전하지만 절대물량이 줄어든 모습이다. 문제는 그간 장을 받쳐주던 기관들이 매도에 나서고 있는 것이 미덥지 않다. 기관들은 이날 396억원 순매도로 마감했지만 차익거래순매도 금액 1369억원을 고려하면 현물 매수에 나선 셈이다.

다만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이 다음주로 다가오면서 매도차익거래(현물매도+선물매수)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부담이다. 이날도 전일(8월31일) 매수차익거래 물량 1조원 가운데 20% 정도가 차익매물로 쏟아진 것을 감안하면 베이시스(현·선물 가격차이)가 더욱 악화될 경우 사상 최고치로 쌓여있는 매수차익거래잔액의 청산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물론 선물이 원월물인 12월물로 바뀔때 선물 고평가가 이어질 경우 매수차익거래를 청산하지 않고 롤오버(이월)될 가능성도 있어 매물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도 상존한다.

김영배 동양투신운용 투자공학팀장은 "선물 스프레드(결제원 종목간 가격차이)가 확대될 경우 매수차익거래를 청산하지 않고 롤오버할 수 있으므로 단순히 매수차익거래잔액만을 보고 만기일 청산 가능성을 우려하기엔 이르다"면서 "금일 매도차익거래가 나온것은 전일 매수차익거래에 나섰던 일부 참여자들이 베이시스가 적정 수준에 도달하자 반대매매를 통해 이익실현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적극적인 투자자의 경우 베이시스가 넉넉하지 않아도 추가 매수(매수차익거래)세력도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관, 실적주로 '저가매수'기회 삼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우려가 가시는 듯 하자 이를 회복기조로 판단해 '저가매수'기회로 삼아야 될지, 아직 여진을 예상해 관망해야 될 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이런 고민은 기관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김재동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증시가 절대수준으로 '싸다'고 말할때는 이미 지났다"면서 "시장의 향배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선 무엇보다 실적주 위주의 대응이 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형펀드의 편입비율 조정없이 올해말이나 내년초까지 실적이 상대적으로 좋아지는 쪽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꿔나갈 것"이라며 "조선 기계 등을 포함해서 여전히 실적 향상이 눈에 띄는 종목을 위주로 매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관투자자들은 이미 실적 개선에 무게를 둔 전략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실제로 자산운용사들은 지난 7월16일~8월29일까지 한 달반새 POSCO를 3636억원 사들여 가장 많이 매수했다. 현대제철, STX조선, 현대중공업, LG화학 등 조선 철강 화학주들이 매수 종목 상위권에 포진했다. 그간 가격부담으로 매수를 미뤄왔던 실적주들을 다시 사들이기 시작한 것.

배찬중 오크우드투자자문 펀드매니저는 "조선 기계 해운업종은 최근 주가 조정으로 가격부담이 사라진데다 실적도 견조해 투자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기관투자자들이 조선 해운업종으로 연초 이후 다시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조선 경기 호황에 따라 단조(鍛造)회사들이 수혜를 입고 있어 현진소재의 투자매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단조란 틀을 만들고 쇳물을 부어 만드는 방식이 아닌 철을 기계로 두드려 만드는 걸 말한다.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조선업체들의 경우 엔진 등 배의 핵심 부품을 만드는 능력이 떨어져 국내 업체들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국내 단조업체의 기업 가치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임정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이익과 경기로 본 펀더멘탈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현재의 반등 국면이 중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예상보다 폭이 길어질 것"이란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반등의 높이로 2050포인트, 기간은 11월중까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빠른 반등으로 펀더멘털과의 괴리가 상당히 축소됐다는 점과 미국 경기둔화 가능성 등으로 인해 향후 반등이 속도조절을 통해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섹터보다는 업종, 종목별로 차별적인 대응이 보다 나을 것이란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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