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비만치료제 사용 길라잡이

강재헌 교수(인제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 2007.09.03 13:18

[건강칼럼]투약기간 준수, 남용 말아야

체지방의 과도한 증가로 각종 질병의 위험이 높아진 것을 비만이라 말한다.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등의 심혈관계 질환을 비롯해 각종 암, 제 2형 당뇨병, 수면 무호흡증, 퇴행성관절염 등 수많은 질환들이 비만으로 인해 유발될 수 있다.

국내 비만 인구도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비만 유병률 (20세 이상, 체질량지수 25 kg/m2 이상)은 남자 35.2%, 여자 28.3%에 달할 정도다. 이에 따라 비만치료제의 사용도 크게 늘어나면서 몇 가지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우선 향정신성 비만치료제의 무분별한 사용을 들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향정신성 비만치료제는 약 25개 품목으로 최근 5년간 매출 총액이 7배 이상 늘었다. 다른 비만치료제보다 가격이 싸다는 점 때문에 처방이 점차 늘고 있는 현실이다.

대부분의 향정신성 비만치료제들은 식약청 승인 약물로 투약시 주의사항만 준수한다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지만 다른 약물에 비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투약기간을 어기거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병용 처방을 하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원칙과 주의사항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같은 기전을 가진 약물들이 중복 처방되는 경우도 있다.

함께 복용하는 약물 중 상당수가 병용 투여시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다른 식욕억제제이거나 설사를 유발하는 약물이라는 점에서 중복 처방은 위험하다. 장기간 사용하는 경우도 문제가 된다. 향정신성 비만치료제의 허용기간은 1~3개월로, 이 기간을 넘기게 되면 신체적으로 약에 의존하게 되고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둘째로 살을 빼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지나쳐 비만치료제를 남용하게 된다는 점이다. 여러 알을 한꺼번에 먹는다거나 다른 다이어트 약과 같이 복용하는 경우, 의사가 권고하는 적정 처방기간을 지키지 않고 장기간 복용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비만치료제를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식사 조절과 운동 등의 비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식사요법, 운동요법 등 생활습관 변화로 비만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 약물요법이 고려돼야 한다.

비만 치료제는 비만을 완치하는 약이 아니므로 장기적인 안목에서 체중 조절 및 관리의 개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약물 사용시에는 장기적으로 안전성과 효능이 확립된 약물을 사용해야 하는데, 향정신성 비만치료제는 사용기간이 4주를 넘어서는 안된다. 비만치료제를 쓸 때에도 식습관을 살펴 지방이 많은 육류나 패스트푸드 등의 섭취량이 많은 사람이라면 지방 흡수를 억제하는 약물을, 식사량이 늘어 비만한 사람이라면 식욕억제제가 적합할 것이다.

무엇보다 하루하루 체중에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에 뺄 수 있는 체지방은 100~200g에 불과하다. 체중변화에 너무 민감하지 말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체중감량에 도전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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