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시장 혼란으로 무게중심 이동"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 2007.09.02 12:52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지난달 31일 잭슨홀 회의에 참석해 "연준은 주택경기 침체가 소비와 경제성장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만큼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그러나 버냉키 의장이 "그릇된 판단을 내린 투자자들을 구체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점이나 "금융시장 혼란이 경제 성장률을 해칠때 한해서만 행동에 나서겠다"고 발언한 점 등 때문에 한동안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이에 대해 버냉키 의장이 인플레이션 보다 금융시장 위기에 더 중점을 두기 시작했지만 기존의 입장을 완전히 바꾼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 MFR, 조슈아 샤피로

버냉키 의장은 완전히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게 아니다. 그는 최근 모기지와 주택금융 시장의 혼돈을 자세히 언급했을 뿐이며 (조치가 더 필요하다는) 증거가 나올 때 한해서만 경제 성장세를 지원할 만한 유동성을 더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을 뿐이다.

◇ 리먼브러더스, 드류 매튜

버냉키 의장은 어떤 특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아니다. 다만 시장 참가자들에게 "FRB가 손 놓고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점은 상기시켜줬다. 우리는 FRB가 오는 18일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후 열리는 10월 31일 회의에서도 또 한 차례 내릴 가능성도 있다.


◇ 캐피털이코노믹스, 폴 애쉬워스

버냉키의 발언은 이달 중순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높여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동결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18일 FOMC를 앞두고 이런 발언을 했다는 점에 비춰 버냉키가 금리를 동결할 것 같지는 않다.

◇ 하이프리퀀시 이코노믹스, 이안 셰퍼슨

버냉키는 FOMC에서 금리를 인하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다. 또한 버냉키 풋은 없을 것이란 점도 명확히 했다. 버냉키가 하지 않았고, 또 할 수 없었던 것은 FRB의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 시장의 역할이다. 버냉키가 만약 다음 FOMC에서 시장의 기대에 어긋나게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또 한차례 마찰이 일 것이다.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도 완화됐음을 볼 때 버냉키가 금리를 내리지 않았을 때 안게 될 리스크가 인하할 때 안게 될 리스크 보다 크다.

◇ RBS그리니치캐피털, 스티븐 스탠리

버냉키는 시장에 현재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안다고 말하고 싶어한 것 같다. 재할인율 인하 결정이 나오기 전에 전문가들은 버냉키가 학자 출신이라 대책이 없다는 식으로 비아냥거렸는데 버냉키는 이런 말이 나온 이후 적극적인 개입을 하지 않으면서도 적절한 수위로 개입했다. FOMC가 열리는 18일 전까지 나오는 8월 자동차판매, ISM, 고용, 산업생산, 소매판대 등의 지표가 금리 결정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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