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펀드, 서브프라임 충격에 직격탄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 2007.09.03 08:14

물-4.1%·친환경-4.6% 8월 수익률 저조…펀드규모 클수록 수익률↓

서브프라임의 충격이 해외펀드 중에서도 물·친환경·럭셔리·헬스케어 등 테마펀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특히 이들 펀드들은 설정액이 클 수록 수익률이 저조한데다가 앞으로의 전망 역시 밝지만은 않아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2일 펀드평가 회사인 제로인의 도움을 받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충격이 전세계 증시를 강타한 8월 한달간 물·친환경·럭셔리·헬스케어·인프라·컨슈머 등 여러 테마펀드들의 평균 수익률을 살펴봤다. 그 결과 물·친환경·럭셔리 펀드는 각각 -4.09%, -4.64%, -4.52%의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437개 해외주식형 펀드 평균 -1.04%에 크게 못미치는 성적이다.

컨슈머(-3.17%)와 인프라(-2.22%)와 헬스케어(-1.28%) 역시 손실을 냈지만, 손실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올해 설정 4개월여만에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선풍적 인기몰이를 한 물펀드는 최근들어 급격히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다. 특히 설정액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대형펀드로 커진 삼성투신운용의 삼성글로벌Water주식종류형자 1_A(6787억원), 삼성글로벌Water주식종류형자 1_C1(2842억원)의 수익률이 각각 5.29%, 5.37%로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산은자산운용의 산은S&P글로벌워터주식자ClassA, 한화투신운용의 한화글로벌북청물장수주식 1(C3)등 설정액이 작은 물펀드는 3%대의 손실로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다.

역시 올해 상반기부터 출시돼 1조5901억원의 자금이 몰린 친환경펀드 역시 평균 -4.64%의 실망스런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최근 3개월 수익률 역시 -3.32%로 낮다.

친환경 펀드도 자금이 많이 몰린 삼성투신 펀드가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글로벌대체에너지주식종류형자 1_A(980억원)과 삼성글로벌대체에너지주식종류형자 1_C1(260억원)은 각각 -5.69%,-5.76%로 1개월 수익률 최하위를 달리고 있다. 1531억원 규모의 알리안츠 글로벌에코테크주식 1(Class A)도 -5.32%로 저조했다.

올해 초 인기를 끌며 3077억원이 몰린 럭셔리펀드 역시 평균 4.52%의 손실을 냈으며, 790억원의 가장 자금이 많이 몰린 한국투신운용의 한국월드와이드럭셔리종류형주식P- 1(C)이 -4.69%로 최하위 수익률을 달리고 있다.


자산운용업계는 올해 해외펀드 붐 속에서 '미지의 투자처'로 각광받았던 이들 펀드가 서브프라임 발(發) 신용경색의 최대 희생양이 될지 우려하고 있다. 신용경색은 친환경·지구온난화·바이오·대체에너지·신재생에너지 등 벤처적 성격을 지닌 신규 산업의 자금조달에 1차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물·지구온난화 등 환경과 신성장 에너지 산업 등은 아직 투자가 진행중인 상태로 신용경색 우려가 발생할 경우 파이낸싱(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게될 것"이라며 "특히 신산업은 투자기업들이 현재 수익을 내기보다는 미래 수익 기대감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실적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분석 팀장은 "각종 테마펀드의 투자스타일은 아직까지 체계화되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물·온난화·친환경 등 특정 테마에 집중하다보니 포트폴리오 구성이 폭넓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펀드 수익률의 변동성이 커지고,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의 하락세에도 연동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물펀드의 경우, 5개 종목이 전체 포트폴리오의 30~40%를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몇 개의 종목이 펀드 전체의 수익률을 좌우하게 된다.

이 팀장은 "최근과 같은 장세에서 친환경·럭셔리·헬스케어 등 테마펀드는 주목받기 힘든게 사실"이라며 "다만 인프라·컨슈머 등 섹터펀드와 유사한 펀드들은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마케팅이 손실을 증폭시켰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해외펀드의 열풍 속에서 대형운용사·판매사 모두 가입자유치에 발벗고 나섰지만, 이같은 시장위험에 대한 대책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신제요 한국투자증권 펀드분석 연구원은 "테마펀드의 경우 벤치마크에 비해 변동성이 큰 경향이 있다"며 "다만 최근 수익률은 펀더멘탈 영향보다는 시장의 위험이 컸던 만큼, 일희일비하거나 앞으로의 성과를 예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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