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 무분규 막판 대타협 시도

머니투데이 김용관 기자 | 2007.08.31 15:29

윤여철사장, 노조 전격 방문..본교섭 재개 요청

"무파업이냐, 또다시 장기 파업이냐"

현대자동차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결렬 후 파업 수순을 밟아가는 노조를 상대로 전방위적인 설득 작업에 나섰다.

노조측도 파업 돌입에 따른 여론 악화에 부담을 느낀 듯 대화의 창구는 열어놓고 있어 막판 대타협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조 사무실 방문 등 대화 촉구 = 31일 현대차에 따르면 윤여철 현대차 사장은 교섭 재개를 요청하는 공문을 노조측에 보낸데 이어 이날 오후 노조 사무실을 전격 방문, 협상 재개를 요구했다.

노사 협상 기간 중 사측 대표가 노조 사무실을 방문한 적이 거의 전무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윤 사장은 이날 오후 1시30분께 울산공장 지원사업부장인 박수철 상무와 함께 노조사무실을 방문해 약 15여분간 이상욱 지부장을 만났다.

윤 사장은 이 자리에서 "전날 노사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노조에 공문을 보냈는데 답변이 없어 다시 협상 재개를 요구하기 위해 방문했다"며 "올해만큼은 대화로 해결하자는 회사의 뜻을 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 지부장은 이에 대해 "이번 임단협을 시작할 때부터 말했지만 원만하게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의지에 달렸다"며 "조합원이 납득할 수준을 제시하면 조합원 뜻을 물을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이 지부장은 "(협상 결렬 후) 조정기간에 노사간 실무협상을 벌여왔는데 이는 시민과 조합원의 바람을 저버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윤 사장은 면담 직후 "노조측에 본교섭에 임해달라고 했고 파업은 최후의 수단이 돼야한다고 했다"며 "그동안 회사는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왔고 본교섭이 재개되면 이 같은 협상 자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막판 대타결 한가닥 희망 = 앞서 전날 오후 회사측은 노조측에 오는 9월3일 본교섭 재개를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하는 등 '무분규'의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노조의 합법적인 파업이 가능한 오는 9월4일 이전에 막판 협상을 통해 대타결을 시도해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사측은 이와 함께 '이제는 변해야할 때입니다'라는 호소문을 통해 파업자제를 당부하고 나섰다.

윤 사장은 호소문을 통해 "노사관계 변화는 어느 일방의 노력이 아닌 노와 사, 그리고 직원이 만드는 것"이라며 "또다시 고객과 국민들에게 실망을 줘 더 큰 위기를 자초할지, 아니면 새로운 노사문화를 통해 발전과 고용안정을 위한 길을 갈지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호소했다.

노조측은 이와 관련 내달 1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에서 사측이 요구한 본교섭 참여 여부와 향후 파업투쟁 일정 등을 정하기로 해 대화 재개의 의지를 비쳤다.

다만 이같은 대화 시도와는 별도로, 일정대로 전체 조합원을 상대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하며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투표 결과는 이날 밤늦게나 1일 새벽쯤 발표될 전망이다.

◇투표 결과는 = 이에 따라 현대차 안팎에서는 이번 투표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노조 집행부는 "사측 제시안이 기대에 못미친다"고 밝히는 등 양측의 견해차가 워낙 벌어진 상황이라 높은 찬성률로 가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현대차는 또다시 장기 파업 사태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다.

반면 사측과 일부 노조원들은 부결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가결률이 의외로 저조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노조 내부에서 불거지고 있는 있는 ‘반(反) 파업’ 여론이 적극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 안팎에서는 이번 투표에 앞서 3일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11차 본교섭 결과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오는 3~4일이 이번 사태의 중대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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