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오른 李 "승리결의 못꺾을것"

전남 구례=오상헌 기자 | 2007.08.31 15:13

국세청 뒷조사 "그렇게 이기려하나"...朴 회동시기 '묵묵부답'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31일 전남 구례 지역의 지리산에 올랐다. 전날 열린 합동연찬회에 이어 '대선승리'를 위한 각오를 되새기는 자리.

강재섭 대표, 이재오 최고위원, 이 후보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 부의장, 김형오 전 원내대표, 박진 서울시당위원장, 나경원 대변인 등 현역 국회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등 약 40여명이 함께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9시10분께 등산 시작점인 성삼재에 도착, 험한 지리산 자락을 오르기 시작했다. 산행 직전 기자와 만난 이 후보는 어떤 각오를 다질 것이냐는 질문에 당내 화합이 여의치 않은 현실을 떠올린 듯 "이제 다 툭툭 털고 가야지"라고 말했다.

해발 1100 고지에 다다를 즈음에는 "우리는 1219(12월19일 대선일) 고지를 가는데 1219 고지가 어딘지 알려달라"고 기자에게 묻기도 했다.

잠시 산을 더 오른 후 한 당직자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를 이용, 1219 고지를 정확히 확인하고 알려주자 이 후보는 강 대표와 함께 "12월19일날 반드시 승리합시다. 화이팅"을 외쳤다.

산행 중간 중간에 이어진 정치 현안에 대한 질문에도 비교적 주저없이 답변했다. 이 후보는 우선 국세청의 이 후보 재산검증에 대한 견해를 묻자 "정치가 후진이다. 그렇게 이기려고 하나. 실력으로 이겨야지"라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여권이 9월 정기국회를 '이명박 국회'로 공언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우리는 민생경제를 살리자는 거고, 저쪽은 싸우자는 거고, (그쪽과 우리는) 다르다"고 비판했다.

당의 외연 확대와 관련해서도 "잘 되고 있다"며 물밑에서 '범정치연합' 규합을 시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후보는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와의 회동 시점에 대해 "너무 정치적인 것만 본다. 사람들이...그런 얘기는 여의도 가서 해야지. 이 맑은 지리산에서 세속적인 얘기는.."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기자가 거듭 질문을 던지자 웃으며 "질문할 게 그렇게 없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이날 산행에 "박 전 대표측 의원들이 한 명도 동행하지 않았는데 왜 그런 것 같냐"고 묻자 "구분할 필요있나. 어제 사진도 다 같이 찍고 했는데.."라고 즉답을 피해갔다.

이 후보는 중간 지점인 노고단 대피소 방명록에 "대한민국 국운이 끝없이 뻗어나가길 기원합니다"라고 적기도 했으며 노고단 입구에서는 대선 승리를 다짐하는 간이 결의대회의 사회를 직접 맡기도 했다.

서울, 경기, 인천, 대구경북, 충청, 강원, 제주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의원들을 직접 소개하고 이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친 이 후보는 연설을 통해 "12월19일을 향해 가는 제 결의는 어느 누구도 꺾지 못할 것이다"며 대선 승리를 공언했다.

이 후보는 "이날 산행은 우리 국민 대다수가 염원하는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루겠다는 결의를 다지는 좋은 행사"라며 "12월19일을 향해 나가는 불굴의 용기를 다지자"고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한편, 약 3시간20분 가량 진행된 이날 산행에서 이 후보는 줄곧 빠른 걸음으로 일행의 맨 선두에 섰다. 지리산 국립공원 직원들이 "날아다닌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 이 후보는 강 대표를 비롯해 뒤쳐지는 의원들에게 "빨리 오라"고 채근(?)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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