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초점은 버냉키 뒤에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 2007.08.31 11:25

내일 금리 언급 수위에 '촉각'… 시장의 해석과 반응에 주목

증시의 눈과 귀가 온통 버냉키의 입에 꽂혀있다. 그가 내일 새벽 어떤 수위로 연설을 할지 초미의 관심사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우려로 촉발된 글로벌 증시 추락은 이제 '금리인하'라는 구원병만을 기다리고 있다. 구원병을 파병할 지 여부는 내달 18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결정된다. 그러나 시장은 이보다 앞서 버냉키 의장의 연설에서 강한 힌트를 얻기를 원한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학구적인 것 이외의 경험은 별 볼일 없는' 다른 말로 소신만 강한(?) 버냉키 의장이 과연 인플레이션 압력을 뿌리치며 금리인하를 해줄지 의심한다. 그의 이번 연설에 '소신 밖' 기대를 거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우리투자증권 이윤학 연구위원은 "이번 연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고 필요한 조치들을 강구하겠다는 원론적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중요한 것은 이 연설을 시장이 어떻게 해석하고 반응하느냐"라고 밝혔다.

결국 촛점은 버냉키 연설 내용 보다는 그 이후 시장의 움직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다.

◇버냉키의 입 보다 이후 시장의 해석에 주목하라

버냉키가 만약 이번에 금리인하 힌트를 준다면 우리는 "땡큐"하며 이후 상승세를 즐기면 된다. 그러나 만약 버냉키가 두리뭉실하게 연설을 끝내고 시장이 이를 아주 부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증시는 추가 조정을 향할 수도 있다.

버냉키 연설 효과 이후 어떤 것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가. 4일에는 미국 ISM 제조업지수가 발표되며 6일에는 ISM 비제조업지수, 7일에는 실업률 발표 등이 줄줄이 이어진다. 한결같이 좋지 않은 수치가 예상되는 지표들로 신용경색 우려에 따른 실물경제 타격을 예감케 하는 지표들이다.


이것만이 아니다. 그 다음주 13일에는 '세마녀'들이 방문한다. 트리플위칭 데이로 선물, 옵션, 개별옵션 마감일이다. 이를 전후해 프로그램 매매가 요동치며 현물시장도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런 상황에서 만약 신용경색 악몽을 자극하는 또다른 문제들이 불거지면 시장은 맛이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추가로 제3의 헷지펀드가 환매 중단을 선언한다거나 일부 모기지업체의 손실 규모가 윤곽을 드러내는 등 악몽의 징후들은 곳곳에서 도사리고 있을 수 있다.

뒤이은 18일 미국 FOMC 회의에서 끝내 '금리인하'가 나오지 않을 경우 글로벌 증시는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던 충격을 만날 수 있다.

물론 어디까지나 가능성일 뿐인 최악의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간과할 성격만도 아니다.

전문가들은 "버냉키의 연설, 자체보다는 그 연설에 대한 시장의 해석과 시장의 움직임에 주목하라"며 "지난 17일 최악의 폭락에서 반등이 시작된지 2주밖에 안 지났다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지적했다.

두번째 조정이 우리에게 올 것인지, 속전속결로 사태가 수습되며 재상승의 토대를 닦을 것인지, 어찌됐건 내일 새벽 버냉키의 입에서 그 시작을 읽을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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