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숨 죽인 시장'...혼조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7.08.31 05:52

버냉키연설 주목..'피난처'인식 기술주 연일 강세

미국 증시가 버냉키 의장의 연설을 앞두고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30일 (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보다 50.56포인트(0.38%)떨어진 1만3238.73을 기록했다. 장중한때 전날대비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매수세 부족으로 반등에 실패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14포인트(0.08%) 상승한 2565.30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장 개장 이후 줄곧 전날대비 상승세를 유지했으나 장막판 상승탄력이 둔화되며 소폭 오름세에 그쳤다.

S&P 500지수는 6.12포인트(0.42%)하락한 1457.64에 그쳤다. (이상 잠정치).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연설을 앞두고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면서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였다. 금융시장 불안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기술주들의 강세가 이날도 지속된 반면 금융주는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전날 뉴욕증시는 단기급락에 따른 반발매수세에 힘입어 에너지 기술주를 중심으로 반등한 바 있다.

한산한 시장...관심은 온통 '버냉키'

시장은 금요일의 이벤트에 주목하고 있다.
오크트리 자산운용의 수석투자전략가 로버트 파블리크는 "투자자들은 버냉키 의장의 발언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시장참여자 감소가 이날 증시를 소강국면으로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버냉키 의장은 다음날 캔사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하는 심포지엄에서 '주택과 통화정책'이라는 주제로 연설한다. 신용위가가 본격화된 이후 첫 연설이자 취임이후 가장 중요한 연설이 될 것으로 보인다.

CNBC의 경제평론가 로렌스 쿠들로는 자신이 진행하는 경제시사 토론프로그램 '쿠들로&컴퍼니'를 통해 연일 "연준이 이자율을 즉각 인하,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만이 신용경색을 푸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버냉키 연준의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쿠들로의 이같은 견해는 대부분의 월가 전문가들의 시각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버냉키 의장이 이끄는 연준은 여전히 '인플레이션 억제'라는 중앙은행 본연의 임무에서 벗어나지 않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버냉키 의장의 연설이 월가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않을 경우 시장이 또한번 요동칠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을 지배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미국의 2분기 GDP성장률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음을 재확인시켰다. 미국의 2분기 GDP성장률은 4.0%로 최근 1년래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나타났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연율, 잠정치)은 4%를 기록했다. 월가 예상치 4.1%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지만 지난달 발표된 속보치인 3.4%를 크게 웃도는 것이며 지난해 1분기의 4.8% 이후 최고치다.

2분기 근원소비자물가지수(CPI)는 기존 1.4%에서 1.3%로 하향 조정돼 인플레이션 압력은 다소 낮아졌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1~2%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AP통신에 따르면 월가 전문가들은 미국의 3~4분기 GDP성장률이 2%를 소폭 웃도는 수준으로 주저 앉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늘도 기술주, 금융주는 찬밥

기술주들은 금융부채가 적은데다 달러약세가 수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피난처가 되고 있다.
손실폭이 줄어든 것으로 발표된 노벨의 주가가 7.95% 급등하며 기술주 상승의 선두에 섰다. 저가 휴대폰 경쟁으로 고전해왔던 모토롤라는 리먼브러더스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유망'으로 상향하며 1.7% 상승하는 강세를 보였다.
전날 아이팟 신모델 발표로 급등했던 애플은 0.3% 상승하는데 그쳤다.

장 마감후 실적을 발표한 미국 기술주의 대표주자 델은 2분기 실적 기대감에 힘입어 2.18% 올랐다. 월가 전문가들은 델의 주당 순이익이 30-31센트를 기록, 전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델 컴퓨터는 장마감후 2분기 총매출액 148억달러에 순이익은 7억3300만달러, 주당 32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기술주와 대조적으로 금융주들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골드만삭스와 메릴린치의 주가는 나란히 1.3%씩 하락했다. 베어스턴스 모간스탠리 역시 0.4%, 1.7% 각각 하락했다.
리먼 브라더스는 신용경색의 여파를 반영, 이날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들의 올 3분기 및 하반기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리먼 주가 역시 1.2% 떨어졌다.

대표적인 모기지 업체들의 부진이 이어졌다. 2분기 실적이 45% 급락한 것으로 발표한 프레디 맥은 5.3%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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