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와인은 화합의 수단"

머니투데이 최명용 기자 | 2007.08.31 12:31

[총수와 와인]신입사원에 와인 건네는 회장님

"글라스를 돌려 공기와 만나면 향긋하게 화려한 향이 비강을 간질인다. 호화로운 꽃다발을 건네받는 듯한 느낌. 밝은 보라색 올드로즈에 와인 가장자리는 오렌지 빛을 띄고 있다. 마치 백가지 꽃향기를 모아 놓은 듯한..."

와인매니아라면 한번은 읽어 봤음직한 만화책 '신의 물방울'의 첫 대목이다. 이 표현은 90년산 도멘 드라 로마네 콩티 '리쉬부르'를 찬미하는 표현이다. 로마네 콩티는 1년에 6000병 정도, 500상자만 생산되는 최고급 와인이다. 와인매니아들의 동경과 경외의 대상이자 금단의 성으로 불린다.

이 와인 얘기를 꺼낸 것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직원들에게 '신의 물방울'을 추천하며 와인 공부를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와인 마니아다. 평소 술을 많이 하지 않지만, 사내 행사를 비롯해 지인들과 자리에서 와인을 주로 마신다.

최 회장이 와인을 접한 것은 미국 생활을 할 때다. 꼼꼼하게 업무를 챙기는 것 처럼 독학으로 와인에 대해 공부했다고 한다. 와인별 특징, 맛의 강점 등을 메모해 가며 와인공부를 했다.

독학으로 와인을 공부하던 최 회장은 2005년 '신의 물방울'이란 만화책을 보고 푹 빠졌다. 임직원들에게 신의 물방울을 읽어보라고 권유하는 등 와인 문화 전파에 여념이 없다.

최 회장은 특별히 어떤 와인을 선호하진 않는다. 행사나 모임의 성격에 맞게 와인을 추천받거나 선택해 즐긴다.


다만 와인을 화합의 도구로 사용하는 스타일이다. 소규모 모임은 물론이고 신입사원, 신임임원, 세미나 등 행사 이후 만찬을 하면서 와인을 곁들인다.

만찬 자리에서 최 회장은 모든 테이블을 일일이 돌면서 건배를 제안한다. 본인이 직접 와인 잔을 들고 다니면서 테이블 구성원들에게 건배 제의를 하고 함께 마신다.

큰 행사는 보통 200~300명 정도의 구성원들이 모이는 데 모든 테이블을 돌며 눈높이를 맞추고 마음을 공유하는 수단으로 와인을 찾는다.

이런 와인에 대한 애착 때문일까. 지난해부터 SK네트웍스는 와인사업부를 열고 와인 사업을 시작했다. SK네트웍스는 '에스-레졸레'란 브랜드로 와인을 수입해 팔고 있다. 에스레졸레는 프랑스어로 '행복한 날개'를 뜻한다고 한다.

에스레졸레는 샤또 뚜지나스, 샤또라뚜르 라겡스, 샤또 프레노 등 프랑스 와인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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