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 국가 관련 산업을 주목하라"

머니투데이 오상연 기자 | 2007.08.30 14:32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증권분석시황토론회

"단기적인 시각이 아니라 자본시장의 장기 관점에서 증시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30일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제6차 증권시황분석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서브프라임 위기가 장기화되고 이에 따라 미국 경제성장률도 하락할 가능성이 있지만 아시아 국가에서의 손실 위험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앞으로는 해외 수출과 관련된 산업이 내수업종에 비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 "서브프라임 위기, 확대 해석할 필요없다"

구 사장은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상태에서는 기본에 충실한 것이 중요하다"며 서브프라임발 위기가 단기적으로 지수에 영향을 줄 지 몰라도 기업의 실적, 성장성 등의 기본적인 가치가 탄탄하다는 것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대신 유럽과 이머징 시장이 글로벌 경기를 뒷받침하는 세력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미국에 대한 의존도도 많이 낮아지고 있어 최근의 미국발 신용경색 우려감이 지나치다는 인식에 무게를 뒀다.

2000년 대비 대미수출 비중은 일본(-9.1%), 한국(-8.8%) 등으로 크게 줄어들고 있는 추세여서 미국발 위험도에 대한 내성은 생각보다 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자료에 의하면 2000년 이후 지난 해 말까지 글로벌 자본시장 규모는 107.8조 달러에서 190.3조 달러로 77% 상승해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52% 상승률을 상회했다. 구 사장은 "실물경제에 비해 자본시장의 성장폭이 큰 데다 선진국 유동성 증가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해 서브프라임 문제로 인한 자본 시장의 급격한 붕괴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경상수지 뿐 아니라 FDI및 주식자금 등 투자자금의 순유입으로 개발도상국의 유동성 여건은 크게 호전됐고 중국 등으로부터 미국의 자본수지는 현재 흑자를 기록 중이다. 그는 " 중국 등 이머징 국가와 중동지역의 경제적 위상이 강화돼 글로벌 유동성 측면에서도 신흥국가의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주식시장, 앞으로 더 좋아진다"


앞으로 전세계 자산비중은 주식 쪽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증시를 비롯한 한국 주식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었다.

구 사장은 "위험선호도가 높은 오일머니(Oil-Money)의 투자대상 가운데 주식자산분포는 현재 40%에 이르고 있어 향후 이머징 국가에 대한 투자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외환 보유고가 큰 주요 국가는 국부펀드를 운용하고 있고 전세계 국부펀드 규모는 2.5조원 달러로 추산돼 이는 해외 M&A와 해외 자본투자로 바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의 주가하락에 대해서는 "동기간 미국 다우지수가 8.2%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아시아 국가의 주가 하락율이 과도하다"고 전제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고점 대비 한국(-18%), 대만(-17%) 등 아시아 주요 주식 시장은 큰 하락폭을 보였다. 그는 "장기적으로 외국인 매도는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외국인 매도를 꼭 부정적으로 해석할 필요없다"며 급락에 따라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면서 신규매수세가 들어올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민연금, 변약보험 자금도 이미 대기 중인 자금인데다 실적과 기업 성장세 등의 주요변수가 안정된 상황에서 수급에 의한 지수 변동을 우려하는 것은 단기적인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유망종목으로는 이머징 국가과 관련한 기업들을 꼽았다. 내수보다는 수출기업의 전망을 더 밝다는 입장이다. 구 사장은 "IT와 자동차도 경쟁력이 있지만 특히 이머징 국가에서 늘어나고 있는 설비투자와 관련한 건설, 기계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 자산운용의 시장영향력에 관해서는 "실제로 시가총액 대비 주식형 자산의 규모는 많지 않다"면서 "성과가 좋아 증시 영향력이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또 미래에셋 자산운용의 규모가 글로벌 시장으로 보면 크지 않다"며 "금융업은 규모가 중요한 산업이니 만큼 해외 쪽 경쟁력을 통해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운용 현황을 묻는 질문에는 "코스피 지수가 1600선에 이르면서부터 주식을 1조원 가량 매수했고 2000선 부근부터는 상승세가 가파르다는 판단하에 매수 비중을 줄였다"며 "그 당시 현금보유비중이 90% 언저리였으나 최근 조정장을 통해 주식보유비중을 늘려 현재 현금비중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향후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전략적인 부분'이라며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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