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대단한 하루' 경계주의보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07.08.30 08:23

中 관련주, 차익실현 가능성 높아져…상반기 반추 필요

"정말 대단한 하루였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뉴욕증시의 급락으로 50포인트 이상 하락세를 장중 모두 만회한 한국 증시를 보고 이렇게 말했다. 29일 코스피지수는 3.12포인트 하락했지만 실제로는 50포인트 이상 상승한 것과 다르지 않다.

국내 투자자들은 외국인이 내다판 주식들은 거둬들였다. 외국인들은 급락때인 17일 8729억원 순매도 이후 가장 많은 6912억원을 내다팔면서 뉴욕증시에 반응했다. 하지만 개인은 1028억원어치를 사들였고 기관투자가는 프로그램을 빌어 462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특히 연기금이 789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17일이후 가장 많은 순매수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 수혜주로 거론되는 업종에 대한 매수세가 강했다. 전날 포스코를 위시한 철강주, 현대중공업을 중심으로 한 조선주, 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 등 기계업종이 없었다면 1800은 여지없이 무너졌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 관련주에 대한 무조건적인 낙관은 금물이다. 단기간 중국 관련주에 대한 분할매수를 권하고 있는 굿모닝신한증권도 다소 조심스런 입장이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업종별 차별화 움직임은 거꾸로 생각해보면 아직까지 시장이 확산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패닉은 벗어났지만 여전히 불씨가 남아있기 때문에 자금의 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적극적으로 관심종목을 확대시키기엔 부담스런 국면이다.

동양종금증권은 아예 중국 관련주에 대한 성급한 추격매수 자제를 권했다. 이도한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중국 관련주가 실적 사이클 관점에서 올해 2/4분기를 피크로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급격한 실적 기대로 고밸류에이션의 정당성은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파른 상승으로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 것도 추격매수가 녹녹치 않은 이유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가파른 상승 및 밸류에이션 부담은 차익실현 욕구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7~8월 외국인의 매도세는 소재와 산업재에 집중됐다.

차익실현 관련해 V자 반등을 보인 것도 다소 부담이다. 8년만에 삼성전자 주가를 제친 포스코의 이달 등락률은 +3.75%다. 지난 17일까지 등락률은 -16.67%인 반면 그이후 등락률은 24.49%에 달한다. 단기저점에서 무려 25% 가까이 상승한 만큼 팔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전날 장 마감직전 포스코의 상승폭이 축소된 것은 차익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임동민 동부증권 연구원은 "급락이후 전고점까지 V자 반등을 보인 만큼 단기적인 관점에서 기술적 조정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열 논란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도 우려사항이다. 임 연구원은 "조정없는 랠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돌발적인 악재가 발생하면 충격 역시 크다"고 말했다.

누구는 현 장세를 '데자뷰'라 표현했다. 올해 상반기와 너무나 닮은 업종별 차별화다. 심지어 우려하는 목소리마저 비슷하다. 올해 상반기로 다시 돌아가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반추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2. 2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
  3. 3 점점 사라지는 가을?…"동남아 온 듯" 더운 9월, 내년에도 푹푹 찐다
  4. 4 "주가 미지근? 지금 사두면 올라요"…증권가 '콕' 집은 종목들
  5. 5 '악마의 편집?'…노홍철 비즈니스석 교환 사건 자세히 뜯어보니[팩트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