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편지에 무슨 내용 담았기에...

유일한 기자, 김유림 기자 | 2007.08.30 08:25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가 다음달 18일로 예정된 정례 회의 이전에 연방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되고 있다. 팽팽하던 금리인하 여부 논쟁이 인하쪽으로 기울게 한 장본인은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었다.

버냉키 의장이 지난 27일 찰스 슈머 상원의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금융당국은 필요한만큼의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사실이 공개된 것이다.

버냉키의장은 이번주말 와이오밍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준 연례 심포지엄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월가 관계자들은 이날 버냉키 의장이 금리인하에 대한 보다 확실한 신호를 보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연준은 금리인하에 대한 확실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지만, 29일 52억5000만달러어치의 1일물 환매채 매입을 통해 금융권에 자금을 투입하는 등 금융시장 안정 대책에 나서고 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은 FOMC가 다음달 18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릴 확률을 44%로 반영하고 있다.

주식시장은 버냉키 의장의 '편지'에 환호하며, 오후들어 반등폭을 크게 확대했다.

◇버냉키, 필요한 조치 취할 준비돼 있다
버냉키 의장은 슈머 의원에게 "연준이 다른 연방 기관들과 협력해 금융시장의 진행상황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서브프라임 문제로 시장이 망가지고 투자자들의 손해가 크다는 슈머 의장의 '근심'을 의식한 것이다.

그는 이어 "금융시장의 혼란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약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 17일 연준이 재할인율을 5.75%로 0.5%포인트 인하한 이후 발표한 성명과 대동소이한 것이다.

버냉키 의장은 또 "연준은 이미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늘리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며 재할인율 인하의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은행들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을 원활하게 해 이를 바탕으로 자금조달에 실패해 신용 연장이나 시장창출을 못하는 상황을 막겠다는 것이다.


그는 "주택 소유자들의 모기지 금리가 높게 재조정되면서 부담이 증가하고 여기서 부정적인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슈머 의원의 생각에 동의한다고 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버냉키 의장은 "사적, 공적 대출자들은 다양한 범위의 모기지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소득이 적거나 중간 정도인 대출자(주택소유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상품은 채무 지급에 따르는 위험을 줄인 것이며 대출 조건도 보다 보다 투명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레디 맥과 패니 매는 모기지 한도 늘리지 않을 것

버냉키 의장은 편지에서 미국의 양대 모기지 기관인 패니 매와 프레디 맥이 모기지 자산 한도를 늘리는 조치가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두 기관도 유동성을 늘려 현재의 신용경색을 완화시키는데 일정한 역할을 해야하지만 당장 투자한도를 늘리지는 않겠다는 생각이다.

시장 전문가들과 모기지 업계에서는 현재의 모기지시장 유동성을 강화하기 위해 이 두 업체가 현재 1조4000억달러로 한정된 모기지관련 투자한도를 늘려야한다고 주장해왔다. 슈머와 다른 민주당 의원들 역시 제한을 완화해야한다는 입장이었다.

이와관련 지난 10일 패니 매와 프레디 맥 감독당국은 두 회사가 모기지를 더 사서 신용경색을 완화하는데 역할을 해야한다는 정부 투자 기업의 요청을 거절하기도 했다.

감독기관인 연방주택기업감독청(Ofheo)은 지난해 두 회사에 대한 회계 감리를 통해 113억달러를 잘못 기재했다는 부정을 적발했고 이후 모기지 투자한도를 강제했다. 한 당국자는 "한도를 올리기 위해 두 회사는 회계와 지배구조(거버넌스) 문제를 해결한 이후 회계장부를 정상화시켜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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