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중국 그리고 디커플링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이학렬 기자, 김동하 기자 | 2007.08.29 17:06

"시장무게중심 중국관련 가치주로 이동" 미국과 디커플링 기대도

 포스코의 주가가 장중한때 8년만에 삼성전자 주가를 능가했다. 29일 포스코는 기관투자자의 강한 매수속에 57만3000원까지 오르면서 삼성전자와의 차이를 1만2000원으로 벌리기도 했다. 비록 종가로는 55만4000원에 그쳐 56만 2000원을 기록한 삼성전자를 앞서지는 못했지만 포스코의 삼성전자 주가추월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포스코의 삼성전자 추월이 최근 서브프라임 위기를 계기로 주식시장의 무게중심이 중국관련 가치주로 이동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외국인들이 코스피주식을 6469억원이나 순매도했음에도 불구하고 기관투자자들이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중국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굴뚝주를 대량으로 사모은데 힘입어 코스피는 전일 뉴욕주가 하락을 3.12포인트(0.17%)하락한 1826.19으로 방어해내는데 성공했다.

 ◆굴뚝주, 주식의 시대 주도자로 부상 〓 포스코의 삼성전자 주가 추월은 증시 주도주의 변화를 암시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초만해도 삼성전자와 포스코의 주가 차이는 50만원이 넘었다. 지난해 1월31일 삼성전자는 74만원까지 오르면서 사상최고가를 경신했지만 포스코는 22만500원에 불과해 차이가 51만9500원에 달했다.그런 포스코가 50만원이 넘는 주가 차이 격차를 1년반만에 줄였다.

 이와 관련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시장의 무게중심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IT에서 중국 관련 업종으로,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바뀌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라고 진단했다. 서브프라임 사태를 계기로 안전자산에 대한 회귀성향이 높아진 가운데 경기나 패러다임측면에서 모멘텀이 없는 IT주를 버리고 글로벌 신용위기 수렁속에서도 주가지수가 5000을 넘길 정도로 독야청청하는 중국관련 가치주로 중심이 이동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특히 굴뚝주는 수익면에서도 안정적이고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며 시장에서 재평가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관투자자 삼성전자 버리고 포스코 사랑〓포스코의 부상이면에는 국내 기관투자자의 매수가 뒷심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도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4361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는데 화학업종 1090억원, 철강금속업 1244억원, 운수장비 1255억원 등 3업종에 집중됐다. 공교롭게 이들 업종은 외국인들이 대량 매도가 집중된 종목이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화학 1214억원, 철강금속 1172억원, 운수장비 1760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투자자는 이날 포스코 현대중공업을 각각 1049억원, 69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최근들어서는 미래에셋창구를 통한 포스코의 매집이 두드러지고 있다.


 기관투자자의 순매수가 집중되는 종목은 직간접적으로 중국과 관련있고 이익 성장성과 안정성이 같이 높은 굴뚝 가치주라는 공통점이 있다. 포스코 처럼 대중 직접수출 비중은 낮다고 해도 기초소재 내지 중간재 산업이거나 물류산업이어서 고성장 가도를 질주하는 중국의 영향력이 큰 종목이다. 박기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유통가격이 8월부터 반등하고 있고 4/4분기 미국내 유통가격 상승도 예상된다"며 "9월부터 성수기에 진입하는 만큼 글로벌 가격 모멘텀이 살아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디커플링 전망도〓중국 경제와 증시가 변함없는 성장세를 보여주면서 아시아증시가 뉴욕과 결별은 아니라도 비동조화될 것(디커플링)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국증시보다는 중국증시가 크다"며 "미국이 리세션(침체)로 치닫지 않는 한 미국증시와 이머징마켓 증시는 디커플링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김 팀장은 "구매력 기준으로 중국 등 이머징 마켓의 역내총생산(GDP) 비중은 이미 전세계의 28%까지 치솟았다" 며 "오는 10월께부터는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중심으로한 디커플링이 현실화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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