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전 장관은 이 후보 얘기만 나오면 목소리가 달라졌다. "이명박씨는 대통령 안 될 걸로 본다"고 또박또박 말했다.
우선은 이 후보를 둘러싼 의혹이다. 투기꾼 대통령을 뽑아놓고 투기를 감시할 수 있냐는 거다. "대통령이 투기꾼인데 국민 모두 투기를 장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보다 정 전 장관이 자신하는 것은 통일 외교 안보 분야의 '경험'이다. 이명박 후보를 향해 "외교안보 분야를 고민해 본 흔적이 없는 아마추어이며 젊어서는 로비해서 공사 따는 걸 잘했고 나이 들어서는 땅투기하는 데만 관심이 있었으니 철학이 있겠냐"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래도 지지율 60%를 넘나드는 이 후보는 분명 깨트리기 힘든 벽이다. 정 전 장관도 "이 후보의 추진력만큼은 인정한다"고 한 발 물러선다. 그러면서 '청계천 후보'와 '개성공단 후보' 얘길 꺼낸다.
이 후보에게 '추진력'과 '성과'의 상징인 청계천이 있다면 자신에겐 개성공단이 있다는 것. "청계천은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보여주기 위한 사업"이라며 "공장이 돌아가고 일자리가 생기는 개성공단이 청계천보다 못하긴커녕 훨씬 낫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한반도대운하엔 자신의 대륙철도 구상을, 이 후보의 '과거'엔 자신의 '미래'를 각각 마주대고 승부를 걸겠다는 포부다. 그가 그리는 구도는 '토목경제vs평화경제', '청계천vs개성공단'이다. 다만 '이명박'이란 큰 벽에 닿기까지 정 전 장관은 먼저 넘어야할 산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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