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화려한 이름·소박한 성품

김성휘 기자, 사진=임성균 기자 | 2007.08.30 13:37

여권 대선주자 릴레이 인터뷰 <5>정동영 前통일부장관

지난 5월 전남 광주. 밤 늦은 시각, 어느 재야인사 빈소에 그가 들어섰다. 자리에 앉더니 조용히 듣기만 했다. 테이블을 찾아다니며 조문객과 일일이 악수하고 돌아가는 여느 정치인들과 달랐다. 수줍음을 타는 것같기도 했다.

석달 뒤 인터뷰를 위해 마주앉았다. 약점이 뭐냐고 물었다. 한참 망설이더니 "노래도 못부르고 술도 못마시고…. 돈도 없다"며 허허 웃는다.

'정동영'은 화려한 이름이다. 방송기자, 워싱턴특파원, 9시뉴스 앵커란 경력을 갖고 정치를 시작했다. 전국최다득표로 국회의원 당선, 집권당 의장 2번, 통일부 장관에 이어 대통령 선거 출마까지.

"귀공자풍"이라는 평가도 듣는다. 하지만 "부잣집 아들처럼 보인다는 말 들으면 억울하다"고 털어놨다.

그만큼 젊은 시절은 힘들었다. 대학시절, 홀어머니와 함께 직접 만든 옷을 시장에 내다팔아 온 가족 생계를 꾸렸다. 등록금 마련하기도 빠듯했으니 술 마실 돈도, 노래 부를 여유도 없었다.

'가난'은 그의 러브스토리를 드라마틱하게 만들었다. 여대 기숙사 앞에서 소리를 지르고, 직장에 사표를 쓰고, 설악산으로 애인을 납치(?)하겠단 소동 끝에 결혼에 골인한 일화는 유명하다.


"부인이 퍼스트레이디감으로 평가가 좋다더라"고 넌지시 물었다. "집사람 들으면 좋아하겠다"가 답이다. "그저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스럽다"는 말이 이어졌다.

스스로 꼽은 또 하나 단점은 마음이 약해 싫은 소리를 못한다는 것. 그러나 정치하면서 도움도 된단다. "성질 없는 사람은 없죠. 그 때 한바탕 하면 나중에 적이 되는데, 꾹 참고 지나가면 나중에 약이 됩니다".

1953년 7월27일, 휴전협정일에 태어났다. '평화대통령' '개성공단 후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부인 민혜경씨와 사이에 아들 둘.

▲전북 순창(55) ▲서울대 국사학과(72년) ▲MBC 기자, 앵커 ▲새천년민주당 최고위원, 열린우리당 의장, 통일부장관, NSC상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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