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안도 랠리와 기시감(旣視感)

김영일 한화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 | 2007.08.29 08:15
국내 증시의 강한 복원력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도하에서 나타난 반등이라는 점에서 국내 수급의 탄탄함을 보여 준 셈이다.

하지만 이는 정도의 문제이지 방향성을 결정하는 요소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국내 증시가 급락이라는 상처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국을 중심으로한 신흥공업국가의 디커플링의 유효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번 서브프라임 사태로 약화된 디커플링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은 결국 미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완화시키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대응 방식과 이의 영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현재 신용경색에 대한 미국 FRB의 대응 방식은 기시감(旣視感)을 불러 일으킨다.

98년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LTCM)사태시 보여준 FRB의 대응 방식과 시장의 반응이 유사하기 때문일 것이다. 98년 9월 4일 FRB는 "현재의 금융시장 위기가 미국 경제의 성장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이자율을 인하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발표하였다.

이를 계기로 급락하던 미국 증시는 하락을 멈추고 실제로 금리를 인하한 9월말까지 안도 랠리를 펼쳤다. 하지만 최초의 금리 인하 이후 주가는 재차 저점을 확인한 후 또다시 금리를 인하하고 나서야 비로소 상승 추세로 복귀하였다.


지난 8월 17일 FRB는 "현재의 금융시장 혼란이 미국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완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있다"라고 발표하면서 주식시장의 안도 랠리를 이끌어 냈다. 기시감(旣視感)을 불러 일으킬만큼 그 대응 방식이 그 당시와 닮았다. 그렇다면 그 이후 움직임은 어떻게 될까?

과거의 경험이 어느 정도 방향성을 제시해 준다면 안도 랠리의 지속보다는 재차 조정의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금리 인하가 투자가들이 기대하는 것만큼 신속하게, 단번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그 보다는 단계적인 금리 인하의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불거진 신용 불안이 가져다 줄 주택 경기 및 소비 심리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부분적으로 확인할 때 금리 인하의 명분이 확고해 질 것이기 때문이다. 홈런을 맞았다고 바로 구원투수를 투입할 수는 없는 것이다. 구원투수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고 또한 선발투수의 사기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다면 다음 번에는 선발투수가 최선을 다하지 않는 도덕적 해이의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이런 점에서 FRB가 금리 인하라는 구원투수를 투입할 수 있는 의지와 여력을 갖춘 것으로 판단되지만 단계적인 금리 인하로 대응할 것으로 판단되며 이는 초기에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투자 심리의 약화는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FRB의 단계적 금리 인하는 도덕적 해이라는 부정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침체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을 완화시키는 한편 신용 경색으로 야기된 유동성 불안을 잠재울 수 있다는 점에서 디커플링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주식시장은 안도 랠리 이후 재차 조정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단계적인 금리 인하의 진행과 함께 상승 추세로의 전환을 모색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미국 소비의 점진적 회복을 전제로 부각되었던 IT섹터의 부상은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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