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신당 토론회, 孫 "허허" 웃은 이유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07.08.27 17:28

김두관 "깔따구 잡는데 해병대 투입하자" 이색제안으로 폭소

대통합민주신당 경선후보 9명이 27일 팽팽한 긴장 속에 첫 합동토론회를 열고 경선레이스를 시작했다. 9명이 한데 모인 토론회는 이번이 처음.

예상대로 1위후보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향해 '맹폭격'이 이어졌다. 열린우리당 창당을 둘러싸고 옛 '천신정' 3인방과 추미애 후보가 벌인 설전도 볼만 했다.

◇쏟아지는 공격에 孫 "허허…"= 손 전 지사를 향한 공세에 유독 부각된 인물은 천정배 후보. 그는 손학규 저격수를 자처한 듯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 후보와 함께 토론하는 것 자체가 매우 자괴감을 느끼게 한다"며 매섭게 손 전 지사를 몰아붙였다. "독을 품은 것 같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이해찬 전 총리는 "손 전 지사가 복지부장관 시절 출산율 관리를 제대로 못해 저출산이 심화됐다" "1가구1주택 양도세 인하를 주장하지만 실효세율이 얼마나 되는지 알긴 하느냐"며 가세했다.

손 전 지사는 애써 여유를 보였다. 답변도 침착했다. 천 후보에겐 "왜 열린우리당이 문을 닫고 왜 이명박 후보가 지지율 60%를 넘나드는가"라며 "우리 국민은 잘사는 나라 편안한 나라를 원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명박 후보와 공약에 차별성이 없다"(신기남 후보)는 지적에는 "등소평의 흑묘백묘론이 생각난다"고 응수했다. 그러나 약간 상기된 얼굴에 난처한 표정만큼은 숨길 수 없었다.

◇천신정+秋의 설전= 정동영 후보를 사이에 두고 신기남·추미애 후보가 맞붙었다. 2003년 민주당 분당과 열린우리당 창당 과정에 대한 평가 때문이다.

신기남 후보는 정동영 후보가 최근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분당'을 사과했다며 "우리당 당의장까지 한 분이 그럴 수 있나"고 비난했다.


정 후보는 "우리당 실패로 한나라당이 부활하고 극성을 부린 것에 사과했다"며 "(신 후보는) 대통합 위해 무슨 일 했나, 끝까지 우리당을 지키겠다고 했으면 민주신당 참여를 거부했어야 하지 않나"고 맞받았다.

이 정도로 끝나는 듯 했지만 추미애 후보가 가세했다. 그는 자신의 1분 찬스까지 써가며 "신 후보는 대통합 정신을 잊은 채 이 자리에 나왔다"며 "더 겸손하고 처절하게 자세를 낮춰서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후보도 가만있지 않았다. "이건 우리당 창당주역들의 문제"라며 "추 후보는 간여하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대리접수 전수조사, "이의 없나요"= 대리접수한 선거인단 '전원'에 대해 본인동의 여부를 확인하라는 주장에 9명 모든 후보들이 합의한 모양새가 연출됐다. 추미애 후보의 영악한(?) 질문때문이다.

원래 일부 후보측은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든다며 전원 조사에 부정적이었으나 "이의 있으신 분만 말씀해 달라"는 추 후보 제안에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

한편 최고의 '재치'를 보인 쪽은 김두관 후보였다. 공수부대를 동원해서라도 농가 피해를 주는 멧돼지를 소탕하겠다는 유시민 후보의 공약을 빗대 "해안마을 피해 주는 깔따구를 잡는데 해병대를 투입해야하지 않느냐"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번 토론회는 대체로 무난하게 진행됐다는 평가다. 다만 진행을 맡은 MC 송지헌씨와 민주신당 관계자들은 "더 나은 토론을 위해 질문·답변 시간에 대해 아주 상세한 규칙까지 마련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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