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세계시장을 하나로 꽁꽁 묶다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7.08.27 16:39
7월과 8월 전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는 시장에 어떤 교훈을 남겼을까. 고수익에는 반드시 높은 위험이 뒤따른다는 것, 높은 레버리지의 함정 등 투자자들은 많은 것을 '강제적으로' 깨달을 수 밖에 없었다. 대부분 일이 터지고 나서 알게됐고 손실을 사전에 막지는 못했다.

이와 관련 AP는 서브프라임 사태가 세계 금융시장간 밀접한 연계성을 다시한번 입증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택 가격 하락이 심했던 미국 베가스 지역의 일이 비단 베가스만의 문제가 아니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미국 골드만삭스 헤지펀드가 망가졌다는 소식에 유럽 아시아증시가 폭락했고, BNP파리바 은행이 펀드 환매를 중단했다는 악재는 미국과 아시아 증시를 꽁꽁 얼렸다. 반대로 미국 중앙은행이 재할인율을 인하했다고 하자 세계시장이 동반 급반등하기도 했다.

이렇게된 데는 규모가 커진 펀드들이 미국 모기지를, 특히 일부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처럼 위험이 높은 자산을 동일하게 편입했다는 영향이 컸다.

최근 수년간 미국 모기지시장에 대한 글로벌 헤지펀드들의 투자 욕구는 왕성해졌다. 펀드들은 자금유입이 급증한 데다 장기간 수익을 냈다는 자신감에 취해 위험 자산도 무분별하게 편입하기에 이른 것이다.

베가스는 주택 가격 침체로 타격을 입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사용한 주택소유자들의 충격은 더 컸다. 그 결과 베가스라는 작은 지역의 문제는 호주와 유럽 금융기관이 운용하는 헤지펀드를 통해 전세계로 확산됐다.

갈릴레오 글로벌 어드바이스의 조지 우제스 대표는 "여러 지역의 통합된 시장이 서로에게 빠르게 영향을 미치는 속도는 이번 신용경색이 보여준 가장 큰 변화"라며 "시장간 상호 연관성은 사실상 실시간 수준이다. 마치 뉴욕 시민이 기침을 하면 독일 시민들이 다음날 독감에 전염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미국 서브프라임이라는 신용시장의 한 코너에서 일어난 태풍은 금새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이 태풍은 종종 별개로 생각됐던 연관성을 부각시켰다. 또 정상적인 상황에서 이성적으로 행동하던 투자자들이 놀라서 균형을 잃게되면 어떻게 변하는 지도 보여줬다.

서브프라임 투자자들은 '누가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이는 막연한 불안감을 키운다. BNP 파리바은행이 3개 펀드의 환매를 중단했을 때 이같은 현상은 정점에 달했다. 베어스턴스 펀드의 파산은 이런 일이 어느 곳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부추겼다.

집값 상승 뿐 아니라 자금조달이 쉽다는 여건도 기업간 인수합병을 부추겼다. 큰 펀드들은 기업인수를 위해 신용시장에서 막대한 자금을 동원하기도 했다. 레버리지도 컸다. 그러나 신용경색으로 은행들은 이제 이런 대출을 꺼리게 됐다. '역회전'이 한꺼번에 증폭되며 무차별적인 혼란을 가져온 중요한 배경이다.

이번 신용경색 사태와 달리 10년전 태국 외환시장의 붕괴로 촉발된 아시아 금융시장 위기는 미국에 영향을 미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한편 서브프라임 사태에 오염되지 않은 유별난 시장도 있으니, 바로 중국이다. 중국 증시는 이달중 5000을 넘으며 사상최고가를 경신했고 랠리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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