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 팬오션 상장해 본전 2배 뽑는다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 2007.08.27 08:53

공모일정 확정, 내달 대한통운 인수전 참여 가능성

증권선물거래소 상장을 추진중인 STX팬오션의 공모일정이 확정됐다. STX팬오션은 다음달 13~14일 일반공모를 받을 예정이며 이번 공모를 통해 대략 4350억여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최종공모가액 산정에 따라 다소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이 금액은 STX그룹이 팬오션의 전신이었던 범양상선을 인수했던 금액(4300억원)과 거의 일치하는 수준이다.

앞서 STX그룹이 2005년 팬오션을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시켜 3800억원을 회수한 상태이므로 STX그룹은 팬오션 인수금액의 2배에 육박하는 금액을 확보하게 됐다.

해운업계에서는 STX그룹이 팬오션의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다음달로 예정된 대한통운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TX그룹은 이미 STX팬오션을 통해 대한통운 지분 14.8%(235만5242주)를 보유하고 있다.

27일 STX그룹에 따르면 STX팬오션은 이번에 3억4309만6410주를 모집하며 이중 우리사주 배정분(20%, 6861만여주)을 제외한 2억7447만여주를 일반공모한다.

STX 팬오션은 이를 통해 잠정적으로 4357억여원(주당 1270원)을 조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 금액은 지난 23일 현재 싱가폴 증권거래소에서 거래중인 STX팬오션 주식의 종가를 당일 환율을 적용해 산출된 금액에 모집주식수를 곱한 것으로 공모금액은 아니다.

STX팬오션은 "싱가폴 증시와 교차상장하는 상황을 고려해 공모희망가액을 산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STX팬오션이 참고용으로 제시한 위 가격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STX그룹은 4300억원을 주고 산 STX팬오션을 통해 최소 8100억원의 이상의 자금을 뽑아내는 셈이 된다.

업계에서는 STX팬오션이 이번 공모를 통해 유입되는 자금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STX팬오션은 지난 3월 한국 증시 상장과 관련해 싱가포르거래소에 낸 공시에서 "벌크선 등 선대확충, 재무구조 개선 등 미래의 성장을 위해 상장을 검토한다"고 이유를 제시했었다.


그러나 '미래의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STX그룹이 M&A를 통해 성장해 온 만큼 추가적인 M&A 자금으로 활용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STX팬오션이 최근 선대확충을 위해 벌크선 10척을 발주하면서 자금조달방법을 '유보자금과 외부자금 조달'이라고 밝혀 상장을 통해 들어오는 자금 중 일부는 선박대금으로 쓰여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조선.기계, 해운.물류, 에너지.건설 등 3대 전략 사업부문의 균형성장'이라는 모토를 갖고 있는 STX그룹이 대한통운 인수전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더 두는 분위기다.

특히 서울중앙지법파산 4부가 지난 24일 법정관리중인 대한통운을 다음달초부터 추진키로 했다고 밝혀 이같은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는 "리비아 대수로 공사 최종완공증명서(FAC)가 곧 나올 예정이니 M&A를 추진하고 싶다는 대한통운의 요구를 받아들였다"며 다음달초 매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더욱이 STX팬오션이 대한통운 지분 14.8%를 갖고 있는 2대주주여서 STX그룹 차원에서 대한통운 인수전에 뛰어들 경우 STX팬오션의 공모자금은 자연스레 'M&A용 실탄'으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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