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 금리 아끼고 "할 수 있는 것 다한다"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7.08.25 11:39

뉴욕연방은행 ABCP를 재할인율 창구 담보로 수용키로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을 재할인율 창구의 담보로 받아들이겠다는 조치를 내렸다. 뉴욕 연방은행의 앤드류 윌리엄스 대변인은 "우수한 ABCP를 재할인율 창구를 통한 대출에서 담보로 받아들이는 정책을 확정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조치는 모기지뿐 아니라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CP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려는 연준의 노력을 다시한번 명확하게 확인시켜주고 있다.

일주일전 연준이 재할인율을 5.75%로 0.5%포인트 인하한 이후 씨티그룹 와코비아 등 4개 대형 은행이 5억달러씩 대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자금 확보가 절박한 모기지업체를 비롯한 다수 금융기관들은 재할인율 창구를 찾지 않았다. 이에 ABCP를 담보로 받겠다는 전격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다.

라이트슨 ICAP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루이스 크랜달은 "이번 조치는 CP시장의 경색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 금리인하 아끼고 다른 방안 다양하게 강구
시장에서는 다음 FOMC 정례회의인 9월18일 이전에라도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면서 당면한 신용경색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연준이 금리를 내려야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연준은 아직 금리인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금리인하 카드를 최대한 늦추면서 그 이전에 재할인율 인하, ABCP 담보 수용과 같은 다양한 유동성 공급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시장에 유동성 증가와 이에 따른 효과가 나타나는지 차분히 확인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실제 전날 연준은 씨티그룹의 미국 은행인 씨티뱅크와 이 회사의 브로커리지 기업인 씨티그룹 글로벌마켓과의 자금 규제를 보다 완화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씨티그룹 글로벌마켓은 고객들에게 250억달러를 더 빌려줄 수 있게 됐다.
다양한 규제와 제도 변경을 통해 시중에 자금이 흘러갈 수 있도록 연준이 꼼꼼하게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1.2조달러 ABCP시장에 훈기

이번 조치로 시장전반에 대한 유동성 공급 효과 뿐 아니라 당장 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ABCP시장의 신용경색도 완화될 전망이다.

ABCP시장의 유동성 경화 현상은 생각보다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 상업은행은 뉴욕연방은행에 고객이 발행한 ABCP가 재할인율 인하의 담보로 사용될 수 있는지를 물었다.

투자자들이 신용경색을 의식해 '위험이 있다'고 생각되는 ABCP를 사지 않자 이를 발행한 회사는 은행에 이를 사줄 것을 의뢰하게 된 것이다. 연방은행이 CP를 담보로 수용할 수 있다고 밝힘에 따라 은행은 기업이 발행한 CP를 매입했다. 이는 어려움이 있는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날 연준의 조치로 당장 최상위 등급의 CP금리(1일물)는 5bp 하락한 6.04%로 거래됐다. 이전 30일동안 금리는 78bp나 오르며 '인기없는 상황'을 대변해왔다.

현재 발행된 1조2000억달러의 ABCP중 86%가 향후 7일안에 만기가 도래한다. 50%는 만기가 하루짜리다. 단기 상환과 차환이 절실한 시점에서 '재할인율 담보 수용'이라는 희소식이 전해진 셈이다.

한편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일주동안 미국에서 발행된 CP잔고는 2조400억달러(계절 조정)로 전주대비 4.23%(902억달러) 줄어들면서 7년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를 두고 서브프라임 사태가 CP시장으로 전염되고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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