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고수의 기간조정 전략은?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07.08.24 17:36

패닉때 주식산 국내투자자 "때를 기다리자"

주식시장이 기간조정에 들어갔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우려로 발생한 신용경색 우려는 미국 연방준비은행(FRB)의 깜짝 재할인율 인하로 어느정도 진정된 모습이다.

자산유동화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어 정확한 신용평가 없이 자산의 가치를 산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3개의 자산유동화증권(ABS) 펀드의 환매를 중단하면서 글로벌 증시 폭락을 이끈 BNP파리바는 다음주부터 펀드의 거래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급락세를 딛고 나흘간 반등한 코스피지수는 24일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본격적인 기간조정 초입이다. 투자자들은 관망세를 보였다. 거래대금은 4조7707억원에 불과, 지난달 2일이후 한달보름여만에 5조원이하로 떨어졌다.

패닉을 기회로 활용한 개인투자자들은 반등을 이용해 다시 올 기회를 노리고 있다. 한때 14조8000억원에 달했던 예탁금은 13조1000억원대로 떨어졌다. 또다른 국내투자자인 투신업계는 자금집행을 미루고 있다. 급기야 투신업계는 이날 429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허남권 신영투신운용 상무는 "장기투자자의 수익률은 매수시점에 결정되기 때문에 최대한 싸게 주식을 사기 위해 자금집행을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급락때 99%에 육박했던 주식편입비중은 94~95%로 낮아진 상태다.

외국인은 아시아시장을 ATM기계로 이용하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지금 나오는 외국인 매물은 모두 헤지펀드라고 봐도 무방하다"며 "헤지펀드들이 마진콜과 환매 등으로 자금이 필요하자 쉽게 돈을 인출할 수 있는 한국시장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시장은 올해 들어 외국인의 매수세없이 자체적인 힘으로 유일하게(아예 법으로 금지한 중국 제외) 오른 주식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그만큼 자생력을 가졌다는 의미다.


우스개 얘기지만 신성호 동부증권 상무는 우리나라 여행수지를 예로 들었다. 신 상무는 "지금 외국인 매도규모가 크다고 하지만 해외여행을 줄이면 해결될 수 있는 규모에 불과하다"며 웃으면서 말했다. 지난해 여행수지 적자폭은 129억2000만달러에 달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5월까지 59억3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며 적자규모가 16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외국인의 올해 누적 순매도 규모는 12조3826억원에 불과하다.

외국인의 매수로 오른 시장도 아닌만큼 외국인에게 과도한 기대를 걸 필요는 없다. '판만 깨지 않을 정도'면 충분하다. 아니 오히려 이번 기회를 통해 그동안 빼앗긴 국부를 찾아올 때라는 주장도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외국인이 3조원(매도액 기준)이 넘게 내다팔 때 허 상무는 "주식편입비중을 5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올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투자자에게 수익률은 매수시점에 결정된다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6일 기관투자가는 2조5000억원 가까이 사들였고 개인투자가는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3조5000억원이상을 사들였다. 국내투자자들은 패닉에 휩싸인 외국인의 매물은 받아낸 셈이다.

전설적인 가치투자자인 워런 버핏과 고위험-고수익 투자를 즐기는 윌버 로스가 서브프라임 사태를 이용, 투자에 적극나서고 있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그들을 고수라 칭한다.

하지만 고수는 결코 그들만이 아니다. 국내에도 무식하게 주식을 버린 외국인의 주식을 받아낸 고수들이 존재하고 있다. 기간조정에 들어간 증시에서 고수들의 선택이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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