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주인공' 드디어 정체를 밝히다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7.08.24 16:31
23일(현지시간) 미증시, 24일 아시아증시를 보면 4일간 이어진 반등과 사뭇 다른 '냄새'가 짙게 난다.

17일 연준(FRB)의 유동성 공급 의지가 재할인율 인하로 강하게 확인된 가운데 행정부, 의회, 중앙은행을 대표하는 '3자 회담' 이후 연준의 금리인하가 9월중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가 강했다. 증시는 급락 이후의 안도랠리를 한동안 즐겼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의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 투자, 4개 은행의 20억달러 대출 등까지 가세하며 유동성 우려가 잦아들었다.

그런데 23일 미증시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신용시장 불안감이 재부각되는 양상이었다. 특별한 악재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아직 본질적으로 변한게 없다'는 경계심이 강화됐다. 컨트리와이드 CEO가 주택경기 둔화가 미국 경제의 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며 눈길을 끌었다. 한쪽에서는 금리인하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다. 증시에는 불리한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24일 미증시는 7월 신규 주택 판매를 주목하고 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가 본격화된 7월 이후 처음으로 실제 주택시장 동향이 시장에 공개되는 것이다. 사실 이번 신용경색을 몰고온 '주인공' 격이라할 수 있다.

펀더멘털을 둘러싼 공방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주말을 앞둔 차익실현 매물도 해결해야할 과제다. 다소 무거운 움직임이 예상된다.
앞서 유럽증시는 부진한 주택판매 발표를 예상하며 약세로 출발했다.

◇7월 신규 주택판매 7년래 최저 전망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7월 신규 주택판매 건수는 82만건으로 전달의 83만4000에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예상대로 라면 이는 2000년6월 이후 7년 이래 가장 적은 것이다. 심각해지고 있는 집값 하락이 미국 경제 성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우려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판매 감소는 중앙은행의 금리인하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울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인하 밖에는 금융시장 안정을 가져올 다른 대안이 없다는 현실적인 한계를 반영한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미국 소비자들은 모기지 금리가 오르고 은행들이 대출에 필요한 조건을 까다롭게 하고 있어 갈수록 집을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브라이언 베순 글로벌 인사이트 이코노미스트는 "신용경색 국면의 반환점 근처에 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며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의미있는 변화를 확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무부는 신규 주택판매를 현지시간 오전 10시께 발표한다. 8시30분에는 7월 내구재 주문을 발표한다. 조사에 따르면 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제2의 컨트리와이드 언제든지 불거질 수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투자로 안정감을 회복한 컨트리와이드의 전철을 누가 밟을 것인가. 신용시장 경색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제2의 컨트리와이드가 조만간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 그리고 기업, 금융기관들의 단기 자금조달 창구인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시장의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더스트리트닷컴은 컨트리와이드가 심화된 부동산시장 위기로 위협받은 유일한 대형 금융기관이 아닐 것이라며 20개 투자은행과 일반 소매은행을 대상으로 더스트리트닷컴 평가사가 조사한 결과 4개의 기관이 신용 위험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워싱턴 뮤추얼(WM)과 내셔널 시티(NCC) 등 2개의 대형 기관이 컨트리와이드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고 제시했다.

WM은 주택과 모기지시장의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심각한 유동성 문제에 부딪혔고 NCC는 확보해둔 준비금이 작아 수익과 배당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 회사는 이같은 보도에 대해 답을 하지 않았다.

이같은 결과는 투자자들이 미국 신용시장에서 갈수록 안좋은 소식들이 나오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 관심을 끈다. 조사기관인 리얼티트랙은 전날 지난달 단행된 포어클로저(담보물에 대한 반환권 상실, 압류)가 1년전에 비해 2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은행과 증권 중개기관의 주가는 이번 여름 급락했다. 컨트리와이드는 130억달의 시가총액을 잃었다.
제2의 컨트리와이드는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상황인 것이다.

◇아시아 증시 동반 약세..中은 달라
24일 일본 증시는 약세로 마감했다. 전일 BOA로부터 20억달러를 지원 받아 금융시장을 안도케 한 컨트리와이드 최고경영자가 "주택 시장 침체가 경기를 침체로 몰고갈 수 있다"고 발언해 불안감이 다시 확산됐다.

도쿄증시 닛케이225평균주가는 전일 보다 67.35엔(0.41%) 내린 1만6248.97로, 토픽스지수는 5.96포인트(0.37%) 빠진 1585.85로 거래를 마쳤다.

신용 경색과 미국 경기 둔화 우려로 금융주와 수출주가 약세로 끝났다. 미즈호증권이 니폰유센K.K.의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해 낙폭 확대를 막았다.

대만증시 가권지수도 미국발 악재로 전일 보다 0.5% 내린 8690.09로 마감했다.

그러나 상하이와 심천A지수는 1% 넘게 오르며 여전히 '외국인 없는' 잇점을 만끽하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5. 5 "밖에 싸움 났어요, 신고 좀"…편의점 알바생들 당한 이 수법[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