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선물매수는 현물매수 전환 신호?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07.08.23 17:37
 최근 외국인들의 지수 선물 순매수 성격을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외국인들이 지수선물 순매수를 현물 순매수 전환의 신호로 해석하는 견해가 나오는가 하면 현물을 매도하면서 위험을 줄이기 위한 '매수 헤지'성 물량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

 23일 외국인들은 코스피200지수 선물 9월물을 6285계약 순매수했다. 지난 21일 1009계약 순매도한 것을 제외하고 지난 13일부터 순매수 행진을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외국인들은 코스피 현물 시장에서도 순매수를 기록했으나 오후들어 현물 매도폭이 커지며 915억원 순매도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들은 최근 1개월새 단 하루를 빼고 코스피 주식을 순매도했고 이 기간 누적 순매도 규모가 10조341억원에 달했다. 하루 평균 4300억원이 넘는 매도 물량을 쏟아낸 셈이다.

 단순히 매도량이 줄었다고 해서 순매수 신호로 속단하기엔 이르지만 선물시장의 매수 움직임이 적어도 현물시장의 매도 압력을 완화시킬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준호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이 최근 선물을 매수하고 있는 것은 지수 반등에 편승한 단기매매 성격이거나 선물매도로 헤지했던 물량을 철회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후자의 경우라면 외국인이 현물시장의 상승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는 뜻으로 매도세가 점진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외국인들의 선물 매수는 '숏 커버(short cover)'이므로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란 견해도 제기된다. 이현경 미래에셋자산운용 금융공학팀장은 "그간 외국인투자자들 가운데 큰 손들의 선물 매매행태가 '방향성'에 배팅하는 모습이었다"면서 "선물을 매도(숏)한 물량이 지수 반등에 따라 손실이 생기자 손실폭을 줄이기 위한 숏 커버 성격이 짙어 보인다"고 말했다. 숏 커버는 증시 하락을 예상해 매도해 놨던 물량을 다시 매수하는 환매수를 뜻한다.

 그는 "일부 외국인들은 단기간 현물에서 과도히 매도했기 때문에 매수에 나서고 있다"면서도 "다만 선물시장은 단기 매매를 하기 때문에 이를 두고 방향성을 예단하긴 힘들다"고 덧붙였다.

 선물시장에서 외국인들의 미결제약정(매수나 매도를 청산하지 않고 유지한 물량)이 늘지 않았던 점도 헤지를 위한 매수란 분석을 가능케 한다. 김준호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은 지수 반등이 이어지자 선물을 매수하는 방향성 매매를 보여왔지만 미결제약정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신규로 선물을 매수하기보다 선물 반등에 따라 손실을 줄이기 위해 매도에서 매수로 전환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3. 3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4. 4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5. 5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