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코닝 정상화돼야 코닝정밀유리와 합병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최명용 기자 | 2007.08.23 13:23

(상보)삼성 "두 회사 합병 검토"..삼성코닝, 사업구조조정 박차

삼성이 삼성코닝과 삼성코닝정밀유리의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코닝의 정상화 방안들 중 하나일 뿐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는게 삼성의 공식 입장이지만 이미 올초부터 양사의 합병설은 심심찮게 흘러나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합병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삼성코닝이 정상화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삼성이 23일 2년 연속 적자상태에 빠져 있는 삼성코닝의 경영 정상화 방안으로 삼성코닝정밀유리와의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 관계자는 "다만 주주들과의 합의 등 복잡한 절차들이 남아 있어 아직 확정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코닝과 삼성코닝정밀유리의 합병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합병 전에 삼성코닝의 정상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LCD TV용 유리기판을 생산하는 삼성코닝정밀유리는 지난해 1조9700억원의 매출에 962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회사다. 반면 브라운관용 유리기판을 제조하는 삼성코닝은 4817억원의 매출에 53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05년 이후 계속되는 적자다. 올 상반기에도 1678억원 매출에 132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런 상황에서 두 회사를 단순합병 할 경우 시너지효과 보다는 잘 나가고 있는 삼성코닝정밀유리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이 지난 6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사업구조 재편과 시너지 창출을 위한 합병을 되지 못한다는 것. 삼성코닝과 삼성코닝정밀유리의 대주주인 미국의 코닝사도 이같은 합병에 동의하기 쉽지 않다. 게다가 코닝은 이미 지난 30여년동안 삼성코닝으로부터 투자 대비 높은 이익을 챙겨 왔다.

결국 합병을 하더라도 삼성코닝의 정상화가 먼저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코닝은 현재 브라운관 사업과 LCD용 백라이트유닛(BLU) 사업, 디스플레이 부품소재인 DIM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과거 높은 이익을 내던 브라운관 사업은 브라운관 TV의 퇴조로 매출이 과거의 50% 이하로 줄어들면서 적자를 내는 상황이다. BLU 사업부는 사업 초기 단계로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예상보다 공급이 많아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DIM 사업부는 높은 이익을 내고 있다.

결국 브라운관 사업의 구조조정과 BLU사업의 정상화가 삼성코닝의 정상화에 핵심이라는게 업계의 지적이다. 실제로 삼성코닝은 지난해부터 사업구조 개편 작업을 벌이고 있다. 브라운관용 유리기판은 수원사업장 라인생산을 중단했고 독일 공장은 철수를 협의중이다. 또 구미공장의 STN ITO 코팅 설비도 최근 중국 심천법인에 매각했다. 사업성이 떨어지는 수은형 BLU 생산을 중단하고 차세대 무수은형 BLU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시나리오대로 된다면 삼성코닝이 자력으로 정상화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삼성코닝정밀유리의 LCD유리기판사업부와 삼성코닝의 디스플레이 부품 및 BLU사업부의 시너지효과 창출이 가능해져 두 회사의 합병이 성공할 수 있다는게 업계의 지적이다.

특히 삼성 안팎에서는 삼성코닝의 정상화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섣불리 합병설이 기정사실화될 경우 삼성코닝의 모럴헤저드를 불러 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때문에 이석재 사장도 올초 삼성코닝 사장을 겸직하면서 오히려 '두 회사간 교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올초 이석재 사장을 삼성코닝과 삼성코닝정밀유리의 겸임 사장으로 임명한 뒤 두 회사의 방화벽은 오히려 더 두터워졌다"며 "이 사장의 역할도 두 회사의 합병에 앞서 삼성코닝의 정상화를 이루는 게 주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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