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기업CEO형' 당 개혁 천명··성공할까

오상헌 기자, 이새누리 기자 | 2007.08.22 15:41

당쇄신 '이명박 색깔' 입히기 시동..당내 주류, '인적쇄신' 우려

'이명박표' 정당 개혁의 방향이 서서히 몸통을 드러내고 있다. 이른바 '관료형' 정당 조직에서 '기업형' 시스템으로의 전환이다.

이 후보는 22일 "당이 기업 CEO(최고경영자)형으로 되는 것은 세계적 추세"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견지동 개인사무실인 안국포럼에서 당 쇄신 방안을 물은 몇몇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전날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당이 새롭게 시작하는 기본으로 출발해야 한다. 색깔이나 기능 면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한 발언에 비해 '구체성'이 한층 가미됐다. 당에 깃들어 있는 이념적 '보수색'를 탈색하고, '이명박식 색깔'을 입히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셈이다.

이 후보는 "정당이 비대하고 첩첩인 것은 전세계적으로 없는 일이다"고도 말했다. 거대정당인 한나라당에 '기업경영 기법'을 도입하고 조직도 효율성 위주로 '슬림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념'보다는 실사구시적 '실용'을 선호하는 중도층, 이 후보를 지지하는 젊은 세대, 3~40대 화이트칼라에 맞게 당을 일신하겠다는 것. 올 12월 대선과 내년 총선을 겨냥해 지지층의 외연을 넓히려는 이 후보의 의지와도 맥을 같이 한다.

이 후보는 그러나 급진적인 '인적쇄신'은 자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사람을 교체하기 보다는 사람 자체를 바꾸는(변화시키는) 것이 맞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표측을 비롯해 당내 '주류' 세력들의 우려와 반발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측근은 이 후보식 당 쇄신에 대해 "21세기형 선진정당 개혁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물갈이'보다는 '체질' 개선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스템 개혁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으로 봐달라는 주문이다.

한 편에선 그러나 일정 정도 인적 교체가 뒤따를 수 밖에 없을 것이란 견해도 있다. 이 후보의 다른 핵심 측근은 "기업형 정당 개혁을 하기 위해서는 민간 전문가들을 당에 영입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사람을 '바꾸는' 일이 전혀 없을 수는 없다는 뜻으로 들린다.

이 후보식 '기업형' 정당 개혁의 '성공' 여부를 단정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당 쇄신 과정에서 보수를 대표해 온 당의 주류와 박 전 대표측의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후보측은 부인하고 있지만 당쇄신을 이유로 새 인물이 '수혈'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인적 청산'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박 전 대표측 최경환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중도개혁세력 영입이 필요하지만 선거 끝나자마자 당을 접수하는 논공행상식이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요 당직에서 균형있는 인사가 배치되는 것이 화합의 실질적인 조치"라며 '인적쇄신'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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