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제2의 두산'? M&A로 성장

머니투데이 백진엽 기자 | 2007.08.22 15:49

한일합섬·신일 등 인수 통해 그룹 성장 동력 확보

올해로 50세를 맞은 동양그룹이 최근 활발한 인수합병(M&A)를 통해 날개짓을 하고 있다. 올해초 한일합섬에 이어 중견 건설업체 신일까지 인수하면서 그룹의 3대축인 금융, 건설, 레저사업의 기틀을 잡아가고 있는 것.

이 같은 동양그룹의 행보에 업계에서는 2000년대 들어 10여건의 M&A를 통해 기업가치를 20배 이상 키운 두산그룹과 비교, '제2의 두산'이라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두산그룹이 내수, 소비위주의 산업에서 M&A를 통해 중공업 그룹으로 거듭난 것처럼, 동양그룹도 M&A로 건설, 레저 산업의 틀을 마련해 그룹 규모의 성장을 위한 발판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IMF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등의 시간을 보내온 동양그룹은 올들어 적극적으로 사세 확장에 나서며 재도약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미 효자 역할을 하고 있는 금융부문에 이어 최근 M&A를 통해 건설과 레저사업 부문도 본격적으로 나설 채비를 갖췄다.

동양그룹의 지주사격인 동양메이저는 지난 22일 도급순위 54위의 건설업체 신일과 신일의 계열사 5개사를 550억원에 인수했다. 신일은 지난해 기준 자산규모가 2418억원, 매출액이 6000억원에 달하는 건설회사로 '해피트리' 브랜드로 아파트 분야에 강점을 지닌 건설업체로, 지난 6월 흑자부도를 냈던 회사다.

동양그룹은 신일 인수로 기존에 영위하고 있는 시멘트, 레미콘 등의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기대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시멘트, 레미콘 등의 수요처인 건설사업을 확보하게 됨에 따라, 시멘트와 레미콘 부문은 안정적인 수요처를 얻게 되고 건설부문 역시 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며 "시멘트부터 건설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동양그룹은 올해초 인수한 한일합섬의 건설부문을 동양메이저 건설부문과 통합하는 등 건설사업 역량 확보를 위한 꾸준한 행보를 보여 왔다. 인수에 성공은 못했지만 극동건설 인수에 응찰했던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와 함께 한일합섬과 신일의 인수는 그룹의 또다른 사업축인 레저사업 발전과도 큰 상관관계를 갖는다. 동양그룹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강원도 지역의 폐광산들, 남양주 지역의 부동산, 그리고 한일합섬이 가지고 있던 속초영랑호리조트 등을 활용해 레저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레저사업을 위한 건설부문 확보를 이번 신일 인수로 해결한 것이다. 즉 리조트, 실버타운 등의 건설을 그룹 자체에서 해결, 원가 경쟁력 등을 확보한다는 것이 동양그룹의 속내다.

그룹 관계자는 "레저사업을 단순히 관광이나 하루 놀다오는 곳만 생각하면 안된다"며 "실버사업 등과도 연결시킬 수 있는 등 무한한 잠재력이 있는 시장이고, 신일 인수로 동양그룹은 건설과 레저의 동반 상승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사세 확장을 위한 자금은 금융부문에서 맡게 된다. 현재현 회장이 창립 50주년 간담회에서 사모펀드 등에 높은 관심을 표시한 것도 이런 것과 연결지을 수 있다. 현 회장은 "사모펀드는 투자회사가 구사할 수 있는 최고의 예술적 경지를 보여준다"며 사모펀드 쪽에 진출할 뜻을 내비쳤다.

한편 동양그룹은 추가적인 M&A에 대해 "언제라도 적정한 가격에 우리가 나아갈 방향에 걸맞는 곳이 있다면 추진할 것"이라며 가능성은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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