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 불신 고조…다음 조치는(상보)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7.08.21 15:00

국채 금리 급락은 FRB 의도와 정반대 현상..금리인하에 무게

투자자들이 신용시장을 안정시키려는 중앙은행(FRB)의 노력에 만족하지 못하고 가장 안전한 정부 채권만을 사기 위해 몰려들었다. 이에따라 단기 미재무부 채권은 근 20년래 가장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FRB의 재할인율 인하 정책은 실패로 돌아갔으며,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졌다.

20일(현지시간) 3개월 만기 재무부 채권 금리는 0.7%포인트 하락한 3.05%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89년1월 이후 18년 반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8월13일에만 해도 이 금리는 4.69%에 달했지만 5일째 급락세를 지속했다.

RBS 그리니치 캐피탈의 채권 매니저인 짐 칼루조는 "이런 장면을 처음 보았다"며 "채권들이 마치 닷컴 회사들 처럼 급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FRB 대응 실패했다 '비판' 고조
투자자들이 금융기관들의 단기 무위험 투자대상인 머니마켓펀드(MMF)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국채를 사기위해 몰려들었고 이에따라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1개월만기 수익률은 0.61%포인트 하락한 2.35%에 거래를 마쳤다.

이같은 현상은 FRB가 투자자들을 설득하는데 실패했음을 보여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과 연계된 부실 문제가 다른 정상적인 안전 자산으로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는데 일정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뉴욕에 있는 HSBC 채권시장 전략가인 래리 다이어는 "FRB의 정책에 확신이 없다, 신뢰할 수 없다는 쪽에 베팅하는 움직임이었다"며 "신용경색 문제가 마무리되고 있다고 생각했다면 국채 금리가 올라갔을 것이다. 그러나 금리는 하락했고 이는 FRB가 원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제임스 카우프만 ING자산운용 수석 채권사업부 대표는 "최근 시장 동향은 FRB의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라며 "우리는 신뢰의 위기를 겪고 있다. 그래서 현금을 가진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단기 국채 가격의 하락은 시중유동성이 이를 갈망하는 모기지나 기업어음(CP)시장과 같은 곳으로 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원활한 자금순환의 '물꼬'는 금리인하 밖에 없다는 견해가 많다.


밀러 타박의 채권 분석가인 토니 크레센지는 "중앙은행은 5.75%인 재할인율을 다시한번 인하하거나 아니면 연방기금 금리를 인하해야한다"며 "이를 통해 시장의 유동성을 강화하고 증권의 발행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MMF도 믿을 수 없다..금리인하가 필요한 때
이날 기록적인 국채 폭등은 MMF가 주도했다. MMF는 단기 국채에도 투자하지만 대부분 CP와 신용등급이 좋은 단기 채권에 투자한다.

그런데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CP시장으로 전염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졌고 급기야 투자자들이 MMF의 위험을 걱정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에따라 일부 MMF는 CP를 매각했고 다른 MMF는 국채를 사는 일이 발생했다. 국채만 사는 현상이 한층 강화된 것이다.

뱅가드와 피델리티 같은 뮤추얼펀드 회사는 "최근 투자자들이 '자신의 MMF가 모기지 담보부 기업어음(ABCP)를 가지고 있지 않은지' 문의하고 있다"며 "이중 상당수가 금리가 더 낮은 국채로 갈아타고 있다"고 전했다.

캐슬톤 파트너스의 채권 딜러인 헨리 스미스는 "고객들이 MMF에서 자금을 빼 국채를 사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국채는 믿을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MMF의 경우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같은 위험자산을 얼마나 포함하고 있는 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MMF 자금 동향을 추적하는 기관인 i머니넷에 따르면 최근 3일동안 MMF 매니저들은 500억달러 정도의 자금을 국채시장에 투입했으며, 이른바 '프라임 머니 마켓'으로 불리는 시장에서 210억달러 자금이 이탈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중앙은행의 재할인율 인하 등이 궁극적으로 가져올 영향을 속단하기 이르다고 주장했다. 이미 일부 기업은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SABIC 이노베이티브 플라스틱이 15억달러 규모의 정크본드를 매각했다. 이는 지난 7월 크라이슬러가 채권을 매각한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콤캐스트, BOA, 씨티그룹 역시 새로운 투자등급 채권을 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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