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의 본선 필패 2대 전략

머니투데이 홍찬선 경제부장 | 2007.08.21 11:31

[홍찬선의 대선 관전법]<2>오만과 측근의 발호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본선에서 이기려면 겸손을 무기로 ‘2대 필패전략’을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2대 필패전략중 하나는 오만과 ‘승자의 저주(Winners' Curse)'에 빠지는 일이다. 아픈 과거이기는 하지만 이회창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림으로써 ’대선 전에 이미 당선됐다‘는 착각에 빠져 오만해진 결과, 그를 지지하던 많은 사람들이 등을 돌렸기 때문에 진 게 사실이다.

이 후보가 경선에서 이겼고 여론조사에 여권 후보와 압도적 표차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그것이 곧 당선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경선 승리는 반쪽 승리에 불과하다. 여론조사 1위는 여권 주자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믿을만한 게 못된다. 오히려 마약처럼 판단력을 흐리게 해 당선에서 멀어지게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부터 이 후보는 더 몸을 낮춰 많은 사람을 만나 자신의 비전을 제시하고, 더욱 입 조심을 해 설화(舌禍)를 경계해야 하며, 간간히 보도된 것처럼 본격적으로 사회환원에 나섬으로써 지지자들의 마음을 묶고 반대층의 마음을 돌리는 일을 해야 한다.

대선에서 이긴다는 것은 사람(유권자)의 마음을 얻는 일이다. 사람을 얻지 못하고서는 결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은 보통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대통령은 하늘이 낸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인심은 천심이다.

2번째 필패전략은 ‘측근의 발호’를 내버려 두는 일이다. 이 후보는 서울시장 때도 그랬던 것처럼 특정 대학 출신들만을 챙기고 그들 말만 듣는다는 비판을 줄곧 받고 있다. 이번 경선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들도 상당수가 특정대학 출신이었다. 이 후보도 사람인 이상, 자신과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는 특정대학 출신들과 가까이 하려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코드 인사’가 보여준 것처럼, 그리고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임기 후가 측근들 때문에 어려웠다는 사실처럼, 특정 계층을 측근으로 삼고 그들의 발호를 그대로 두고선 승리의 축배를 마시기가 힘들다.


이명박 후보는 경선결과가 발표되는 20일 아침, ‘좋은 꿈을 꿨느냐?’는 질문에 “좋은 꿈은 12월19일에 꾸겠다”고 답했다. 이 후보가 그의 말대로 12월19일에 좋은 꿈을 꾸고 12월20일 아침에 환하게 웃으려면 ‘인의 장막’에서 벗어나야 한다.

선거에 나선 사람들은 4종류로 나눌 수 있다. 선거에서 지고 인생도 망가지는 사람이 하나이며(경선에 불복하고 경선 무효 투쟁에 나서겠다고 하는 일부 박사모 회원들이 그럴 것이다), 선거에서는 졌지만 오히려 승자로 빛나는 사람이 두 번째이며(경선 패배를 인정하고 경선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겠다고 밝혀 찬사를 받고 있는 박근혜 후보가 대표적이다), 선거에서는 이겼지만 정작 중요한 본선에서 지고 인생도 행복하지 못한 사람이 세 번째이며(15대 16대 대선에서의 이회창 후보가 그런 예다), 선거에서도 이기고 인생에서도 승리하는 사람이 네 번째이다.

역사에서는 첫째부터 셋째 사람들은 많이 찾아볼 수 있지만 네 번째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워 우리를 안타깝게 한다.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이명박 후보가 어떤 사람이 될지는 전적으로 그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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