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고분양가'…왜 비싼가했더니

머니투데이 김정태 기자 | 2007.08.21 17:56

최고 31% 기반시설비용 부과방침…고분양가 부추겨

지자체의 과도한 기반시설비용 부과가 고분양가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업계 안팎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였던 용인지역의 경우 새로 공급되는 아파트의 분양가 가운데 기반시설비용이 최고 31%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분양 승인권을 쥔 지자체가 과도한 기반시설비용부담을 요구하는 자의적 기준으로는 고분양가의 틀을 깨뜨리기 어렵다며 적정한 부담비율의 기준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5개 시행사 기반시설 부담금 9700억원= 용인시 수지 일대에서 분양예정인 한백씨앤티, 코래드하우징, 삼호, 일레븐건설, 새한 등 5개 시행사가 부담해야 하는 기반시설비용은 9700억원에 달한다.

민간사업자가 땅을 사들여 아파트를 분양하기 위해서는 공원, 경관, 완충녹지를 비롯해 공공 공지, 진입도로 및 도로확장 등 기반시설을 함께 조성해야 하며 이 비용은 수혜자 부담원칙으로 하고 있다.

'상현 힐스테이트'의 경우 전체 사업부지 3만5000여평 중 2만1000평만이 실제 아파트 공급용지다. 기부채납 40%가 땅값(감정가 기준)과 시설공사 비용 등의 명목으로 1400여억원의 기반시설부담금이 소요된다.

'동천 래미안'은 전체 사업부지 14만2000평 중 38%인 5만3000여평이 기부채납부지다.

성복지구에서 분양을 준비 중인 삼호, 일레븐건설, 새한 등 3개 시행사 역시 20만평 규모의 사업부지 가운데 35%가 기부채납 부지이며 이들이 공동 부담해야할 기반시설부담금액은 5500억원 규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기부채납부지의 비중이 30%를 넘지 못하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용인지역에서는 기부채납부지가 최고 38%에 달해 민간 시행사들의 부담이 훨씬 크다.


◇ 분양가 중 31%가 기반시설비용= 이 같은 기부채납으로 인한 기반시설비용은 분양가에 전가되고 있다.

지난 10일 3.3㎡(1평) 당 1549만원에 확정된 '상현 힐스테이트'는 총 사업비 6800억원 가운데 도로, 공원, 녹지, 공공용지 등 기반시설 설치에 따른 제반 비용이 1210억원이다. 여기에 상하수도, 광역교통시설 등 각종 개발부담금 124억원까지 합치면 총 1334억원에 달한다. 이를 분양가로 환산하면 3.3㎡당 330만원선으로 분양금액의 21%정도를 1가구가 부담하는 셈이다.

'동천 래미안'의 시행사인 코래드하우징이 지난 16일 용인시에 제출한 분양 승인 신청가격은 3.3㎡(평) 당 평균 1794만원. 이 분양가 중 3.3㎡(평) 당 560만원은 기반시설비용으로 전체 분양가 비중에 31%에 달한다.

이들 분양가의 기반시설비용을 뺀 분양가는 3.3㎡당 1230만원대로 비슷하다. 기존 아파트 시세가 상현동 1200만~1330만원, 동천동 1740만~2070만원(부동산114 기준)보다 최고가 단지보다 각각 100만원, 840만원이상 낮게 공급될 수 있다는 얘기다.

◇ 용인시 기반시설부담 완화없인 '고분양가'틀 깨기 어려워 = 시행사들은 시가 과도한 기반시설 부담을 요구하면서도 분양가를 일방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모순된 처사라며 시가 요구하는 각종 기반시설부담 내역을 공개하고 이를 낮춰 줄 것을 요구했지만 용인시는 요지부동이다. 형평성과 예산문제의 이유로 한푼도 내줄 수 없다는 것.

이 때문에 용인시가 지난 6년간 인구유입 1위에다 세수입이 가장 많은 지자체임에도 불구하고 도시기반시설 투자에 인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충북대학교 도시공학과 황재훈 교수는 "지자체가 민간업자에 요구하는 기반시설부담금 비중이 대체로 높아 직접적인 분양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분양가상한제 적용이전 민간택지에 대해선 적정선의 분양가로 인하를 유도하는 동시에 지자체가 일정 부분 기반시설을 부담해 실질적인 인하효과를 가져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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