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중앙은행 연일 긴급자금 투입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7.08.21 08:47

ECB도 금리인상 물 건너가

글로벌 신용경색이 전세계 경제 성장을 둔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들도 연일 긴급 자금을 투입하며 신용경색을 타개하기 위한 유동성 공급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각국 중앙은행들은 예정됐던 금리 결정을 다시 변화시키는 초강수를 둘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금리 인상이 유력시됐던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가 금리를 동결하고 금리 인상 혹은 동결이 유력시됐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인하하는 식이다.

이처럼 중앙은행들이 금리 정책을 변경하고 나선 것은 신용경색 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금리 인하에 나섰다가 더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FRB가 지난 17일 재할인율 인하를 결정하면서 전세계 증시는 패닉에서 벗어나 반등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각국 주요 중앙은행들은 미국발 서브프라임발 신용경색이 자국 경제로 전염될 것을 우려, 긴급 자금을 연일 단기금융시장에 투입하고 있다.

일본은행(BOJ)는 20일에만 1조엔(87억6000만달러)을 단기 금융시장에 투입했다. 그리고 FRB도 35억달러를 추가로 보탰다. FRB의 유동성 공급 규모는 지난 9일 BNP파리바의 환매 중단 선언 이후 915억달러로 늘어났다.

ECB도 연일 긴급 자금을 투입했으며, 언제든 필요한만큼 환매조건부채권(RP) 발행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을 밝혔다.

FRB는 지난 17일 재할인율을 6.25%에서 5.75%로 0.5%p 인하한 이후 다음달 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또 금리 인상이 유력시됐던 ECB도 오는 9월 18일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4%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ECB가 오는 9월 6월로 예정된 금리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25%로 0.25%p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의 금리 동결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일본은 0.5%라는 낮은 금리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다음 회의에서는 금리를 0.75%로 올릴 것이란 분석이 유력했다.

그러나 미국 주도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가 일본의 성장세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되고 있고, 일본은행들이 서브프라임 노출로 손실이 예상됨에 따라 선뜻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없다는 지적이다.

ECB의 입장도 이전보다 더욱 신중해졌다. 앞서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지난 2일 "정책위원들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강한 경계(Strong Vigilance)를 하고 있다"면서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상황은 급반전됐다. ECB는 연일 수십억 유로의 자금을 단기 시장에 공급하면서 유동성 위기에 대처하고 있다. 현재 선물시장은 ECB가 9월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30% 미만으로 보고 있다.

코메르쯔방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요르그 크레머는 "빠듯한 신용상황이 유럽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 금리를 4%로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 경제학자들은 유로존 경제가 심각한 경기 둔화에 직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금융시장은 여전히 유로존의 경제성장 둔화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유럽 은행들이 미국 모기지 증권 투자했다 대거 손실을 입은 후 대출 기준을 까다롭게 강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유럽 기업들은 운영자금 대출을 위해 더 높은 금리 수준을 감내해야한다.

독일 상공회의소의 재무담당관인 닐 오엘가르트는 "신용시장의 위험 회피 성향이 커짐에 따라 기업들의 금융 비용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중소기업들은 운영 자금 조달이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가계의 소비지출 역시 대출 금리 인상에 영향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크레딧 스위스의 이코노미스트인 네빌 힐은 "아시아아 동유럽 경제의 빠른 성장세가 유럽 경제의 미국 의존도를 낮춤에 따라 미국이 유럽 경기 전망에 미치는 영향은 줄어들었지만, 미국이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하에서 ECB가 금리 인상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ECB가 9월 회의에서는 기준 금리를 4%로 유지할 것이지만, 4분기에는 4.25%로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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