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은 진정됐으나 불안은 여전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7.08.21 08:33
지난 17일(현지시간) 단행된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재할인율 인하 조치를 크게 반기기라도 하듯 이날 미증시는 물론 전날 아시아증시가 동반 급반등했다. 그러나 20일 미증시는 다우와 나스닥이 강보합, S&P500지수가 약보합에 머무는 혼조세였다.

캐피탈원 파이낸셜이 모기지사업부를 폐쇄한다고 밝히는 등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파문은 쉽게 가라안지 않았다. 우량 모기지 업체인 손버그는 205억달러 규모의 우량 모기지 증권을 헐값에 매각하기도 했다. 서브프라임의 '전염성'이 생각보다강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손버그는 프라임 모기지 `점보론`을 취급하는 모기지업체라는 점에서 신용경색이 알트에이를 넘어 우량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손버그는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205억달러 상당의 모기지 채권을 헐값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래리 골드스톤 손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모기지 채권의 매각으로 3분기 9억3000만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며 "올해 연간으로 순손실을 기록할 수도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따라 3개월 만기 미재무부채권 금리가 20년래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 극도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금융기관들이 사실상의 무위험을 안고 짧게 짧게 짭짤한 수익을 챙기던 머니마켓펀드(MMF)마저 외면당하는 국면이다.

CNN머니는 이를 두고 '패닉은 완화됐지만 신용 불안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FRB가 재할인율을 인하해 금융시장에 급하게 확산되던 패닉은 일부 잠재웠지만 신용시장을 옥죄고 있는 근본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재할인율 인하가 시장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신용시장 전반의 동향을 감안할 때 위기의 뿌리는 제거되지 않은 채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재할인율 인하로 단기자금 조달에는 숨통이 트였지만 장기적인 자금을 조달하는 데는 아직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런던에 있는 투자은행 칼리온의 채권 전략가인 올랜도 그린은 "단기 유동성 관점에서 볼 때 은행들이 어느 정도 통제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뉴욕에 있는 GSC그룹의 매니저인 댄 카스트로는 "FRB의 조치는 단기 유동성 증가에 도움을 줬지만 신용시장 불안의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한계가 있다"며 "실제로 모지리를 담보로 대출을 받으려는 시도는 어렵다. 모기지 담보 증권은 여전히 자리를 잡지 못하고 주변을 돌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주식시장 역시 전날과 같은 강한 상승이 지속되기 어려운 이유다. 아직은 서브프라임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는 국면이다. 이같은 불안감은 'FRB가 금리를 인하해야한다'는 당위와 초조함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증시 혼조..신용경색 진행中
뉴욕 증시는 장 초반에는 신용경색과 모기지에 대한 새로운 악재들이 나오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유례없이 높은 변동성은 신용경색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완전히 가시지않았음을 대변했다. 허리케인 '딘'이 멕시코만에 밀집한 미국 정유시설을 피해갈 것이란 전망은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42.27포인트(0.32%) 오른 1만3121.35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일대비 3.56포인트(0.14%) 상승한 2508.59를 기록했다.


반면 대형주 위주의 S&P500지수는 전날보다 0.39포인트(0.03%) 떨어진 1445.55로 장을 마쳤다.

◇유럽은 강보합..아시아는 급반등
20일 현지시간 유럽증시에서는 리먼브러더스가 금융업종에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해 투자 심리가 이틀째 호조를 보였다.

런던증시 FTSE1000지수는 전일 대비 14.50포인트(0.24%) 오른 6078.70으로, 파리증시 CAC40지수는 35.75포인트(0.67%) 상승한 5399.38로 거래를 마쳤다. 프랑크푸르트증시 DAX30지수는 29.24포인트(0.4%) 오른 7407.53으로 마감했다.

리먼의 투자의견 조정에 헤지펀드 만그룹은 1.2% 상승했고 이탈리아 유니크레디트도 1.2% 올랐다. 프루덴셜은 1.1% 올랐다.

유럽 스톡스600 금융서비스 업종 지수는 지난 한달간 12% 조정 받았으며 지난 6월초에 비해서는 18% 급락했다.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구리 등 금속가격이 런던거래시장에서 2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자 BHP빌리튼은 4.2%, 리오틴토그룹은 3.2% 급등했다.

20일 MSCI아태지수는 4% 가까이 급등했다. 한때 지난해 6월 이후 1년여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MSCI아태지수는 지난 한주 8% 빠지면서 17년 사이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었다.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는 전일 대비 458.80엔(3%) 급등한 1만5732.48로, 토픽스지수는 43.18포인트(2.9%) 오른 1523.57로 마감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전일 대비 425.31포인트(5.3%) 급등한 8515.60으로 거래를 마쳐 지난 2004년 5월 이후 3년여만에 최대 상승률을 보였다.

국내증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93.20포인트(5.69%) 오른 1731.27로 마감했다. 이날 한때 1732.39까지 오르면서 상승폭은 94.32포인트에 달했다. 사상최대 상승률이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4,904.86으로, 5.33% 오르면서 사상최고 기록을 갈아치웠고 상하이A지수도 5.34% 오르며 5149.24로 마감, 마찬가지 사상최고가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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